안녕하세요. 이수민 전문가입니다.
두 이론이 시공간을 보는 방식부터 정반대예요. 일반상대성이론에서 시공간은 물질에 따라 휘어지는 유연한 무대이자 그 자체가 주인공이에요. 반면 양자역학은 고정된 시공간 배경을 깔아두고 그 위에서 입자와 장이 확률적으로 움직인다고 봐요. 무대 자체가 요동친다는 걸 양자역학의 틀은 다루지 못하고, 확률로만 정해지는 세계를 상대성이론은 받아들이지 못해요.
계산으로 들어가면 문제가 뚜렷해져요. 중력을 양자화해 다른 힘처럼 계산하려 하면 무한대가 쏟아져 나와요. 전자기력 같은 다른 힘에서는 재규격화라는 기법으로 이 무한대를 정리할 수 있는데, 중력에서는 그게 안 돼요. 에너지가 높아질수록 보정해야 할 항이 끝없이 늘어나서 예측 능력을 잃어요. 중력이 시공간 자체의 성질이라 다른 힘처럼 배경 위에 얹힌 장으로 다룰 수 없기 때문이에요.
결정적인 충돌 지점도 있어요. 블랙홀 중심이나 빅뱅 초기처럼 아주 작은 공간에 엄청난 질량이 모인 상황에서는 두 이론이 동시에 필요한데, 각자 계산하면 답이 어긋나요. 블랙홀이 증발할 때 정보가 사라지는가를 두고 벌어진 논쟁이 이 충돌을 잘 보여줘요. 양자역학은 정보가 보존된다고 하고 상대성이론 계산은 사라진다고 말해요.
그래서 시도되는 이론들이 있어요. 끈이론은 점입자 대신 진동하는 끈을 기본 단위로 놓아 무한대 문제를 피하고, 고리양자중력은 시공간 자체가 아주 작은 단위로 쪼개져 있다고 봐요. 둘 다 수학적으로는 흥미로운데 아직 실험으로 검증할 방법이 없어요. 필요한 에너지가 현재 가속기의 수조 배 수준이라, 검증 가능한 예측을 찾는 게 지금 이 분야의 큰 과제로 남아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