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DNA를 가진 세포인데 왜 피부세포와 신경세포로 다르게 분화하나요?

우리 몸의 모든 세포는 같은 유전정보를 가지고 있다고 배우는데, 그럼에도 피부세포, 신경세포, 근육세포처럼 완전히 다른 형태와 기능을 갖게 되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4개의 답변이 있어요!

  • 안녕하세요. 말씀해주신 것처럼 우리 몸의 대부분의 세포는 거의 동일한 DNA를 가지고 있지만, 피부세포, 신경세포, 근육세포처럼 서로 다른 모습과 기능을 갖는 이유는 어떤 유전자가 발현되고 어떤 유전자가 억제되는지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하나의 DNA는 거대한 설계도와 같은데요, 하지만 모든 세포가 설계도의 모든 내용을 사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피부세포는 피부를 만드는 데 필요한 유전자만 주로 활성화하고, 신경세포는 전기 신호를 전달하는 데 필요한 이온 통로와 신경전달물질 관련 유전자들을 활성화하며, 반면 근육세포는 수축 단백질인 액틴과 미오신을 만드는 유전자들이 활발하게 발현됩니다. 즉, 같은 설계도를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어떤 부분을 읽어 사용하는지가 다르기 때문에 세포의 형태와 기능이 달라지는 것입니다.

    분화 과정은 발생 초기에 세포가 받는 신호에 의해 시작되는데요, 주변 세포에서 분비되는 신호물질이나 성장인자가 특정 유전자의 발현을 유도하면, 그 세포는 점차 특정 세포의 특성을 갖게 됩니다. 이후에는 전사인자와 DNA 메틸화나 히스톤 변형이 작용하여 필요한 유전자는 계속 켜 두고 불필요한 유전자는 꺼 둡니다. 이렇게 형성된 유전자 발현 패턴은 세포분열 후에도 대부분 유지되어 피부세포는 계속 피부세포로, 신경세포는 계속 신경세포의 성질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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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택된 답변
  •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각 세포마다 DNA에서 읽어서 사용하는 페이지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피부 세포는 보호막 유전자만 켜고, 신경 세포는 신호 전달 유전자만을 켜서 사용합니다.

    또한 쓰지 않는 유전자에는 메틸기를 붙여 잠그거나, DNA 실타래를 꽉 묶어 읽지 못하게 막습니다.

    그리고 처음 수정란이 분열할 때 세포 내 물질이 비대칭으로 나뉘고, 이후 주변 세포들과 주고받는 신호에 따라 각자의 운명 스위치가 달라지게 되죠.

    결국, 모든 세포가 우리 몸의 설계도를 통째로 갖고 있으면서도, 자신에게 필요한 특정 챕터만 골라 읽기 때문에 피부나 신경, 근육세포처럼 완전히 다르게 분화하는 것입니다.

  • 안녕하세요, 스라소니199님. 이중철 전문가입니다.

    우리 몸의 모든 세포가 똑같은 내용의 설계도(DNA)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배우고 나면, 어떻게 그 똑같은 설계도에서 털이 돋아나는 피부 세포도 생기고 신호를 전달하는 신경 세포도 생겨나는지 의문이 드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궁금증이기도 하지요. 모든 세포는 정자와 난자가 만난 하나의 수정란에서 복제되어 나왔기 때문에 완벽히 동일한 30억 쌍의 유전 정보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세포들이 제각각 전혀 다른 모양과 기능을 갖게 되는 비결은 바로 '선택적 유전자 발현'에 있답니다. 이 신비로운 분화 과정을 거대한 요리책 전집에 비유하여 과학적 원리를 답변해 드릴게요.

    1. 동일한 요리책, 그러나 전혀 다른 페이지 읽기

    우리 몸의 DNA를 모든 요리법이 적혀 있는 100권짜리 거대한 '요리책 전집'이라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초기의 줄기세포는 이 요리책의 어떤 페이지든 읽을 수 있는 상태입니다. 하지만 세포가 점차 자라나고 분화되는 과정에서 주변 환경으로부터 다양한 신호 물질(호르몬이나 성장인자 등)을 받게 되면서, 자신이 앞으로 평생 해야 할 유기적인 임무를 부여받게 되어요.

    1) 피부 세포:

    요리책 전집 중 오직 '피부 장벽과 콜라겐 만들기'가 적힌 페이지인 10번 권만 펼쳐서 열심히 요리(단백질 합성)를 합니다. 나머지 99권의 책은 가지고는 있지만 평생 펼쳐보지 않고 먼지가 쌓이도록 놔둡니다.

    2) 신경 세포:

    동일한 요리책 전집을 가지고 있지만, 10번 권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오직 '전기 신호 통로와 축삭돌기 만들기'가 적힌 55번 권만 펼쳐서 정밀하게 읽고 세포를 구성합니다. 결국 어떤 유전자를 가졌느냐가 아니라, 동일한 유전자 중 '어떤 부위를 선택적으로 켜서(ON) 사용하느냐'에 따라 세포의 운명이 완전히 갈라지는 것이랍니다.

    2. 유전자 스위치를 조절하는 두 가지 핵심 메커니즘

    세포가 특정 유전자 페이지 만을 골라 읽을 수 있도록 통제하는 구체적인 생물학적 조절 장치는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요.

    1) 유전자 조절의 지휘자, 전사 인자(Transcription Factors)

    DNA에 적힌 정보가 실제로 세포의 형태를 만드는 단백질이 되려면, 먼저 DNA를 복사해 RNA라는 중간 전달체를 만드는 '전사'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이때 특정 유전자 부위에 척 달라붙어서 '여기서부터 복사를 시작해라!'하고 명령을 내리는 특수 단백질들을 전사 인자라고 부릅니다. 피부 세포 안에는 피부 유전자를 켜는 전사 인자가 활성화되어 있고, 신경 세포 안에는 신경 유전자를 켜는 전사 인자가 가득 차 있어서 서로 다른 단백질을 만들어 내게 됩니다.

    2) 안 쓰는 페이지를 테이프로 붙여버리는 후성유전학적 조절

    세포는 실수로라도 엉뚱한 유전자가 켜지는 것을 막기 위해 철저한 보안 시스템을 가동합니다. 쓰지 않는 유전자 부위의 DNA에 메틸기(-CH₃)라는 화학 물질 조각을 다닥다닥 붙여버리거나(DNA 메틸화), DNA가 감겨 있는 히스톤 단백질 실타래를 극단적으로 꽉 묶어버립니다. 이렇게 꽁꽁 묶인 유전자는 복사 효소들이 물리적으로 접근할 수 없어서 아예 읽을 수 없는 락(Lock) 상태가 됩니다. 반면에, 지금 당장 사용해야 하는 유전자 부위는 느슨하게 풀어서 언제든 읽기 편한 상태로 유지하고 있어요.

    3. [분화의 비가역성] 돌아갈 수 없는 외길 수송로

    세포의 분화는 마치 높은 산꼭대기에서 골짜기 아래로 굴러떨어지는 공과 같은데요. 처음 산꼭대기에 있을 때(수정란/줄기세포)는 사방의 골짜기 중 어느 곳으로든 굴러갈 수 있는 범용성을 가집니다. 그러나 한 번 피부 골짜기나 신경 골짜기로 깊숙이 굴러 내려가 유전자 자물쇠가 단단히 채워지고 나면, 정상적인 생물학적 환경에서는 스스로 다시 산을 거슬러 올라가 다른 세포로 바뀔 수 없는 비가역성을 가지게 되어요. 현대 바이오 과학 기술은 이 조절 메커니즘을 역으로 조작하여, 이미 분화가 끝난 피부 세포의 유전자 스위치를 강제로 초기화해 다시 무엇이든 될 수 있는 만능 줄기세포로 되돌리는 유도만능줄기세포(iPSC) 기술까지 발전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피부 세포와 신경 세포가 동일한 DNA를 가지고 있음에도 형태와 기능이 완전히 다른 이유는 세포마다 필요한 특정 유전자만 선택적으로 발현시키기 때문이며, 이는 특정 유전자 부위를 활성화하는 전사 인자의 종류가 다르고 후성유전학적 조절을 통해 사용하지 않는 나머지 유전자들은 화학적으로 꽁꽁 묶어 읽을 수 없게 폐쇄해 두는 정밀한 세포 내 스위치 조절 시스템 덕분이랍니다.

    ※ 질문자님을 포함하여 소중한 분들의 건강, 재산과 안전을 지키고, 혹시나 발생할 수 있을 다양한 문제 상황에 놓이지 않기 위해서라도 저를 포함하여 다양한 토픽에서 활동하는 모든 전문가분들의 아하 지식커뮤니티에서의 답변은 예외 없이 참고 용도로만 유용하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 안녕하세요. 임형준 수의사입니다.

    모든 세포는 거의 같은 DNA를 갖지만 어떤 유전자를 켜고 끄느냐가 다르기 때문에 서로 다른 세포가 됩니다. 발생 과정에서 신호물질과 전사인자, 후성 유전학적 조절이 특정 유전자만 발현되도록 하여 피부세포는 피부 단백질을, 신경세포는 신경전달에 필요한 단백질을 만들게 됩니다. 즉 DNA는 같아도 유전자 사용법이 달라 기능이 달라지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