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씻고 나오면 차단기가 자꾸 떨어져요 왜 그럴까요
안녕하세요. 집에서 머리를 감고 샤워한 뒤 나오면 차단기가 떨어집니다. 씻는 동안에는 괜찮은데, 씻고 나오면 차단기가 내려가네요.
혹시 어디선가 누전이 발생해서 차단기가 떨어지는 경우라면 전기요금도 많이 나올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2개의 답변이 있어요!
질문 안에 이미 가장 중요한 단서가 들어 있습니다. 씻는 동안에는 멀쩡한데 씻고 나온 뒤에 떨어진다는 시점입니다. 이 시점이 원인을 크게 두 갈래로 갈라 줍니다.
첫째 갈래는 누전입니다. 샤워가 끝난 직후가 욕실 안 수증기가 가장 짙은 때입니다. 이 습기가 욕실 등기구 안쪽, 환풍기 모터, 비데 콘센트, 전기 온수기 히터 패킹 같은 곳에 맺히면서 원래 흐르면 안 되는 미세한 전류가 땅으로 새고, 누전차단기가 그걸 감지해 내려갑니다. 샤워 중에는 아직 수증기가 덜 찼거나 환풍기가 돌고 있어 버티다가 나온 뒤에 떨어지는 패턴이 여기에 딱 맞습니다.
둘째 갈래는 과부하입니다. 씻고 나와서 제일 먼저 하는 일이 머리 말리기라면, 드라이어가 원인일 수 있습니다. 드라이어는 강풍 기준으로 천오백 와트가 넘어가는 물건이고, 전기 온수기나 욕실 히터가 같은 회로에 물려 있으면 그 순간 전류가 한계를 넘습니다. 이 경우는 누전이 아니라 단순 용량 초과라 위험도가 다릅니다.
두 갈래를 구분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분전함을 열어 보시고 어느 차단기가 내려가 있는지 확인하세요. 몸통에 테스트 또는 누전이라고 적힌 작은 버튼이 달린 것이 누전차단기이고, 버튼이 없는 것이 배선용 차단기입니다. 버튼 달린 것이 내려갔다면 첫째 갈래, 버튼 없는 개별 차단기만 내려갔다면 둘째 갈래일 가능성이 큽니다.
원인 회로를 좁히는 순서도 알려 드립니다. 개별 차단기를 전부 내린 다음 메인만 올리고, 하나씩 차례로 올리면서 어느 것을 올릴 때 다시 떨어지는지 보세요. 범인 회로가 나오면 그 회로에 물린 기기를 하나씩 뽑아 가며 같은 시험을 반복합니다. 욕실 회로라면 환풍기, 비데, 온수기 순서로 빼 보시면 대개 그 안에서 나옵니다.
전기요금 걱정은 안 하셔도 됩니다. 국내 가정용 누전차단기는 보통 삼십 밀리암페어 수준에서 작동합니다. 이 정도 누설이 계속 흐른다고 해도 전력으로 환산하면 십 와트가 안 되고, 한 달 내내 새어도 몇 킬로와트시 수준이라 요금에는 거의 잡히지 않습니다. 누전이 무서운 이유는 요금이 아니라 감전과 화재입니다. 물기 있는 욕실에서는 아주 작은 전류도 사람에게 위험하고, 절연이 무너진 자리는 시간이 지나면서 열이 납니다.
절대 하지 마셔야 할 것도 말씀드립니다. 자꾸 떨어진다고 차단기를 테이프로 고정하거나, 누전차단기를 버튼 없는 배선용 차단기로 바꿔 다는 일은 하지 마세요. 그건 원인을 없애는 게 아니라 경보기를 떼는 것입니다. 또 멀쩡하던 집에서 갑자기 시작됐다면 접지가 제대로 되어 있는지도 함께 봐야 하니, 위 시험에서 범인을 못 찾으시거나 욕실 회로에서 나온다면 전기 기술자를 부르시는 게 맞습니다. 한 번 점검받는 비용이 크지 않고, 욕실 누전은 미루면 안 되는 쪽에 속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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