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최성훈 내과 전문의입니다.
수술 전에는 우유를 한 팩씩 마셔도 아무렇지 않던 분이 컵 한 잔에도 속이 불편하고 설사를 하게 된 것은 소장절제술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습니다.
우유 속의 유당(젖당)을 분해하려면 소장 점막(융모) 표면에 있는 '락타아제'라는 분해 효소가 충분해야 하는데, 소장의 일부를 절제하게 되면 유당을 분해하는 효소를 생산할 수 있는 소장 점막의 전체 면적이 물리적으로 크게 줄어들게 되고 이로 인해 유당을 분해하는 능력 자체가 떨어지게 됩니다.
소장이 짧아지면 음식물이 소화되고 흡수되는 전체적인 통과 시간이 빨라지는데, 충분히 분해되고 흡수되어야 할 유당이 소화될 겨를도 없이 대장으로 빠르게 넘어가게 되고, 분해되지 못한 유당이 대장으로 넘어가면, 대장 내의 수분을 끌어들이는 삼투압 현상을 일으키고 대장 내 박테리아에 의해 급격하게 발효되면서 가스, 복부 팽만감, 그리고 심한 설사를 유발하게 됩니다.
따라서 우유를 드셔야 할 때는 일반 우유 대신 유당을 미리 제거한 '락토프리 우유'나 요거트, 치즈 등 유당이 적은 발효 유제품을 소량씩 나누어 드시는 것이 좋으며, 유제품을 꼭 먹어야 하는 자리가 있다면, 약국 등에서 판매하는 유당 분해 효소(락타아제) 보조제를 식사 직전에 복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한 번에 많은 양의 음식이 들어가면 짧아진 소장이 감당하지 못하므로, 식사를 소량씩 자주 나누어 드시는 것이 설사 완화에 도움이 됩니다.
수술 후 장의 구조적 변화로 인해 기능이 예전 같지 않아 겪게 되시는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 있으나, 만성 설사가 지속된다면 소화기내과나 영양 전문의와 상담하여 식단 가이드를 다시 점검해 보시는 것을 권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