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G 없던 시절에는 손과 물리적 재료로 만드는 실전 기술이 정말 발달해 있었어요.
우주선, 도시 전경, 폭발 장면은 실제 크기의 정교한 미니어처를 만들어서 카메라 앵글과 조명으로 실사처럼 보이게 촬영했습니다. 스타워즈의 우주선 전투 장면들이 대표적이고, 미니어처를 천천히 움직이면서 촬영 속도를 조절해 진짜 크기처럼 보이는 착시를 만들었어요.
에일리언의 크리처는 배우가 직접 슈트를 입고 연기했습니다. 라텍스, 실리콘으로 만든 정교한 슈트에 유압장치나 케이블로 조종하는 애니마트로닉스(기계 인형) 기술을 결합해서 입이 벌어지고 몸이 꿈틀거리는 움직임을 구현했어요. H.R. 기거가 디자인한 에일리언 자체가 이 시대 특수분장의 정점으로 꼽힙니다.
배경을 실제로 만들 수 없는 경우, 유리판에 배경을 정교하게 그려서 카메라 앞에 세우고 그 뒤로 실제 배우를 촬영하는 매트 페인팅 기법을 썼습니다. 필름을 여러 번 겹쳐 인화하는 옵티컬 프린팅으로 여러 장면을 하나로 합성하기도 했고요.
공룡이나 괴물의 움직임은 관절이 있는 인형을 한 프레임씩 조금씩 움직이며 촬영하는 스톱모션으로 만들었습니다. 배경 합성을 위한 블루스크린, 그린스크린 기법도 이미 이 시절부터 쓰이고 있었어요.
폭발, 화재, 비 같은 것들은 CG 없이 실제로 폭발물을 터뜨리고 물을 뿌려서 촬영했습니다. 위험 부담이 컸지만 그만큼 화면에 담기는 질감이 진짜라서, 지금 봐도 CG보다 더 생생하다는 평가를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리하면 미니어처, 분장과 애니마트로닉스, 매트 페인팅, 스톱모션, 실제 폭파까지 여러 아날로그 기법을 조합해서 만든 거라, 손으로 직접 만드는 만큼 시간과 노력이 훨씬 많이 들었지만 그만큼 특유의 질감이 지금도 높이 평가받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