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 하나 붙였을 뿐인데 잠금해제도 은행 앱도 다 막히면 정말 난감하시죠. 다행히 원인은 꽤 분명한 쪽입니다.
필름이라서 문제가 아니라 사생활보호 필름이라는 종류가 문제입니다. 일반 강화유리를 붙인 경우에는 대개 멀쩡한데, 유독 이 필름에서만 이런 일이 반복해서 생기거든요.
이유는 페이스 아이디가 얼굴을 읽는 방식에 있습니다. 페이스 아이디는 일반 카메라로 얼굴을 찍는 게 아니라, 화면 위쪽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적외선 점을 수만 개 뿌린 뒤 되돌아오는 모양으로 얼굴의 굴곡을 읽습니다. 그런데 사생활보호 필름은 옆에서 화면이 안 보이도록 빛이 지나가는 각도를 좁히는 층이 들어 있어서, 사람 눈에는 투명해 보여도 그 적외선까지 함께 흐트러뜨립니다.
그래서 재설정이 안 되는 것도 당연한 결과입니다. 얼굴을 새로 등록하는 과정 자체가 같은 적외선으로 얼굴을 읽는 일인데 그 신호가 막혀 있으니, 필름을 붙인 채로는 몇 번을 시도해도 같은 자리에서 멈춥니다.
확인은 이렇게 해 보세요. 필름 윗부분, 그러니까 화면 맨 위 검은 띠 주변만 살짝 들어 올려 센서가 드러나게 한 상태에서 얼굴인식을 시도해 보시면 됩니다. 그 상태에서 바로 인식되면 원인이 확정됩니다.
해결은 결국 필름 교체입니다. 다만 사생활보호 기능을 포기하고 싶지 않으시면, 상단 센서 부분이 뚫려 있는 컷아웃 방식의 사생활보호 필름을 고르시면 됩니다. 요즘은 그 부분만 비워 두고 나오는 제품이 꽤 있습니다. 비싸게 사신 것이 아까우시면 판매처에 페이스 아이디 지원 여부를 먼저 문의해 보세요. 상세 페이지에 지원한다고 적혀 있었다면 교환이나 환불을 요청하실 근거가 됩니다.
그 사이에 은행 앱은 얼굴인식 대신 비밀번호로 먼저 들어가시고, 나중에 페이스 아이디가 정상으로 돌아온 뒤에 생체인증을 다시 등록하시면 됩니다. 필름을 뗀 상태에서 페이스 아이디를 재설정하시고, 마스크나 안경처럼 대체 외모를 등록해 두셨다면 그것도 같이 다시 잡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