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
의약품 개발에서 분자 구조는 동일하지만 오른손과 왼손처럼 거울에 비친 상의 관계를 가지는 광학 이성질체가 체내에서 완전히 다른 약리 작용이나 독성을 나타내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의약품 개발에서 분자 구조는 동일하지만 오른손과 왼손처럼 거울에 비친 상의 관계를 가지는 광학 이성질체가 체내에서 완전히 다른 약리 작용이나 독성을 나타내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2개의 답변이 있어요!
안녕하세요, 심심한고라니209님. 이중철 전문가입니다.
먼저, 거울상 이성질체가 체내에서 전혀 다른 약리 작용이나 독성을 나타내는 이유는 우리 몸의 세포를 구성하는 수용체와 효소 등 단백질 역시 비대칭적인 3차원 입체 구조를 지닌 카이랄 물질이어서, 거울상 분자 중 오직 한쪽 형태와만 열쇠와 자물쇠처럼 정확하게 결합하기 때문이랍니다.
■ 생체 표적의 카이랄성과 세 점 상호작용 메커니즘
우리 몸속의 단백질은 대부분 엘(L)형 아미노산으로만 조립되어 있어, 약물이 결합하는 수용체 내부 공간 역시 매우 정교한 비대칭 3차원 구조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약물이 질병을 치료하는 신호를 보내려면 수용체 내의 최소 세 개 이상의 특정 결합 자리와 수소 결합, 정전기적 인력 등을 통해 올바른 방향으로 들어맞아야 하는데요. 이것을 세 점 부착 모델이라고 부릅니다. 오른손 장갑에 왼손이 제대로 들어가지 않는 것처럼, 한쪽 거울상 분자는 수용체의 세 지점에 완벽히 밀착해 원하는 약효를 내지만, 반대편 거울상 분자는 원자들의 공간 배열이 거울에 비친 것처럼 뒤집혀 있어 결합 자리에 맞지 않습니다. 이에 따라 동일한 화학식을 지녔음에도 표적 수용체와의 결합 친화도에 극단적인 차이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랍니다.
■ 수용체 오작동으로 인한 치명적인 부작용과 독성 발현
문제는 결합에 실패한 반대편 이성질체가 단순히 체외로 무해하게 배출되는 데 그치지 않고, 신체 내의 전혀 엉뚱한 수용체나 단백질과 결합해 치명적인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입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1950년대의 입덧 치료제였던 탈리도마이드인데요. 오른손 형태의 알(R)형 분자는 임산부의 입덧을 안전하게 가라앉혀 주었지만, 거울상 관계인 왼손 형태의 에스(S)형 분자는 태아의 혈관 생성을 억제하는 단백질에 잘못 달라붙어 팔다리가 기형인 아이가 태어나는 비극을 낳았습니다. 또한 결핵 치료제인 에탐부톨의 경우에도 한쪽 이성질체는 결핵균을 억제하지만 반대편 이성질체는 시신경 손상과 실명을 유발하지요. 이 때문에 현대 제약 분야에서는 두 거울상 이성질체가 반반씩 섞인 혼합물을 그대로 쓰지 않고, 순수한 유효 이성질체만을 분리하거나 합성하는 비대칭 합성 기술을 핵심적으로 적용하고 있답니다.
정리하자면,
인체를 구성하는 수용체와 효소가 비대칭 카이랄 구조를 지니고 있어 약물 분자의 3차원 입체 배열에 따라 결합 여부가 갈리기 때문에, 거울상 이성질체 중 한쪽은 질병을 고치는 명약이 되는 반면 다른 쪽은 엉뚱한 생체 경로를 교란해 심각한 독성을 나타낼 수 있습니다.
※ 질문자님을 포함하여 소중한 분들의 건강, 재산과 안전을 지키고, 혹시나 발생할 수 있을 다양한 문제 상황에 놓이지 않기 위해서라도 저를 포함하여 다양한 토픽에서 활동하는 모든 전문가분들의 아하 지식커뮤니티에서의 답변은 예외 없이 참고 용도로만 유용하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안녕하세요.
우리 몸의 수용체·효소·운반체는 단백질로 만들어져 있어서 대부분 비대칭적인 입체 구조를 가져요. 그래서 거울상 이성질체는 화학식은 같아도 특정 단백질의 결합 부위에 들어갈 때 방향과 적합성이 달라지고, 한쪽은 강하게 작용하지만 다른 쪽은 약하거나 전혀 결합하지 못할 수 있어요. 이 차이가 약효의 세기뿐 아니라 부작용이나 독성까지 크게 바꿀 수 있습니다.
또한 체내 대사와 배출 과정에서도 두 이성질체가 서로 다른 효소와 운반체를 만나기 때문에 혈중 농도와 체류 시간이 달라질 수 있어요. 드물게는 한쪽이 독성 대사체로 더 잘 전환되거나, 반대쪽 수용체를 자극해 예상치 못한 반응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그래서 의약품 개발에서는 이러한 입체 선택성을 확인하고, 가능하면 필요한 이성질체만 쓰거나 두 성분의 안전성을 따로 평가해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