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발가락만 저리고, 바닥을 디딜 때 전기 오듯 찌릿하며 감각이 무뎌지는 느낌이 있다면 “피가 안 통한다”기보다는 그 발가락으로 가는 작은 신경이 눌리거나 자극되는 양상이 먼저 의심됩니다. 엄지발가락 바로 옆 발가락이면 발 앞쪽 신경 압박, 신발 압박, 발가락 사이 신경염, 중족골 주변 통증, 허리에서 내려오는 신경 자극 등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지간신경종, 흔히 모튼신경종이라고 부르는 질환이 있습니다. 보통 셋째·넷째 발가락 사이에 흔하지만 다른 발가락 주변에도 비슷한 신경 자극 증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발바닥 앞쪽 통증, 타는 듯한 느낌, 찌릿함, 발가락 저림이 특징이고, 꽉 끼는 신발이나 앞코가 좁은 신발에서 악화될 수 있습니다.
발목 안쪽의 신경이 눌리는 발목터널증후군도 감별해야 합니다. 이 경우 발바닥이나 발가락으로 찌릿함, 저림, 화끈거림이 퍼질 수 있고 밤이나 오래 서 있을 때 심해질 수 있습니다.
허리디스크나 허리 신경 압박도 가능합니다. 허리 통증이 뚜렷하지 않아도 엉덩이, 종아리, 발가락 쪽으로 저림만 나타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특정 자세에서 심해지거나, 오래 서 있거나 걸을 때 악화되고 쉬면 나아지는 양상이 있으면 허리나 척추관 문제도 봐야 합니다.
다만 실제 혈액순환 문제도 완전히 배제하면 안 됩니다. 발가락이 차갑거나 창백해짐, 푸르게 변함, 발등 맥박이 약함, 상처가 잘 낫지 않음, 걸을 때 종아리 통증이 생기고 쉬면 좋아짐이 있으면 말초동맥질환 평가가 필요합니다. 말초동맥질환은 다리 저림이나 약화, 발이 차가운 증상으로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우선 앞코가 넓고 쿠션 있는 신발로 바꾸고, 꽉 조이는 운동화·구두·깔창은 피하시는 게 좋습니다. 맨발로 딱딱한 바닥을 오래 걷는 것도 줄이십시오. 증상이 1주에서 2주 이상 지속되거나 감각 저하가 뚜렷하면 정형외과나 신경과에서 진찰을 권합니다. 진료에서는 발가락 감각, 발등 맥박, 발바닥 압통, 허리 신경 검사 등을 보고 필요하면 엑스레이, 초음파, 신경검사, 혈당검사를 확인합니다.
응급에 가까운 경우는 발가락 색이 갑자기 창백하거나 푸르게 변하고 차가워지는 경우, 통증이 급격히 심해지는 경우, 발목이나 발가락 힘이 떨어지는 경우, 대소변 이상이나 다리 전체 감각 저하가 동반되는 경우입니다. 이런 경우는 기다리지 말고 당일 진료를 보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