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상담
창백한꾀꼬리65
여러분은 어떤 순간에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되셨나요?
제 지인은 오래 연애를 했다고 합니다.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취준생이던 남편에게 단 한 번도
결혼이나 미래에 대한 부담을 주지 않았다고 합니다.
오히려 그 반대로 말하며,
남편이 조급해지거나 흔들리지 않도록
자신의 시간을 내어주며 기다렸다고 합니다.
주변에서는
“남자친구 뭐 하냐”,
“어디 회사 다니냐”,
“그렇게 오래 만났으면 결혼은 안 하냐”
라는 질문을 수없이 했지만,
지인은 그럴 때마다
남편이 상처받지 않도록
앞에 나서서 대신 말을 해주고,
괜찮은 척, 아무렇지 않은 척
그 상황들을 넘겼다고 합니다.
매번 떨어지는 시험 결과와
자신감 없이 축 처진 어깨를 보면서도,
힘내라는 말조차 자존심 상할까 봐 삼키고
그저 편안한 사람으로 곁을 지켰다고 합니다.
해가 바뀌고 나이가 들어갈수록
더욱 아닌 척하며
그 시간을 견뎌냈다고 합니다.
그 시간이 얼마나 무거운 시간이었는지,
누군가의 인생을 위해
자신의 시간을 내어준다는 것이 무엇인지…
만약 그 시간이
취준생이던 남편이 아닌 다른 사람과의 시간이었더라면 전혀 다른 인생이었을 수도 있었겠죠.
그 남편은 알고 있을까요.?
남자와 여자를 구분짓는건 아닙니다만
여자는 적령기와 가임기라는 시간이 있습니다
단순한 나이가 아니라
되돌릴 수 없는 인생의 중요한 구간이죠
그 시간을 함께 보낸다는 건
단순히 감정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삶의 일부를 함께 책임지겠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시간을 함께 보내고도
책임은 지지 않은 채,
회피와 우유부단 속에서 선택을 미루고
필요할 때만 관계를 유지하려 한다면,
그건 사랑이 아니라
시간을 소비하는 관계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쓰고 있는 그 시간은
한 사람의 인생이며,
그 시간을 가볍게 여긴다는 건
그 사람 자체를 가볍게 여기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선택은 단순한 결정이 아니라
반드시 책임과 의무를 동반하는 일입니다.
특히 자녀의 탄생은
오로지 부모의 의사결정으로 이루어지는 선택이며,
그 이후의 삶 또한 그 선택의 결과로 이어집니다.
감정에 충실한 시대라고는 하지만,
자신의 삶이 중요한 만큼
그 선택으로 이어지는 타인의 삶 또한 중요하지 않을까요 ?
지인의 힘든 삶을 지켜보며,
한 번쯤은 인생을 살아가면서
깊이 반추해봐야 할 일들이
분명히 있다고 느끼게 됩니다.
여러분은
어떤 순간을 돌아보게 되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