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구축 아파트에 벽걸이 하나 더 놓으면서 같은 고민을 했었는데요. 분전반에서 방까지 전용선을 새로 끌어오는 공사는 보통 십만원대 후반에서 삼십만원 사이로 잡으시면 크게 안 틀립니다.
금액을 가르는 건 결국 배선 경로예요. 몰딩으로 노출해서 돌리면 반나절 작업이라 싸게 끝나는데, 벽 안으로 매립하려면 타공하고 미장하고 도배까지 따라붙어서 금방 두 배가 됩니다. 견적 받으실 때 이 두 가지를 나눠서 물어보세요.
그 전에 하나 짚고 갈 게 있어요. 벽걸이는 전용선이 꼭 필요한 경우가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요즘 육평형 인버터 벽걸이는 소비전력이 칠백와트 안팎이라 기존 방 콘센트 회로로도 감당이 되거든요.
대신 조건이 붙습니다. 접지가 있는 콘센트에 직접 꽂아야 하고 멀티탭이나 연장선은 쓰면 안 됩니다. 그리고 같은 회로에 전자레인지나 전기포트처럼 큰 부하가 물려 있으면 그때는 전용선을 뽑는 게 맞아요.
새로 뽑기로 하셨다면 차단기 용량과 전선 굵기가 짝이 맞는지 꼭 보세요. 한국전기설비규정 기준으로 이십암페어 차단기에는 사제곱밀리 전선을 요구합니다. 자재비 아끼려고 얇은 선에 큰 차단기를 물리면 오히려 위험해요.
배관이 칠 미터를 넘으니 기본 제공분도 초과합니다. 보통 미터당 이삼만원씩 추가되니 그쪽으로도 십만원 안팎 더 보셔야 하고, 길이가 길어지는 만큼 냉매 보충이 필요한지도 같이 물어보시면 좋습니다.
순서는 이렇게 하시는 게 덜 번거롭습니다. 첫째로 관리사무소에 실외기 위치랑 벽 타공이 되는지 확인하고, 둘째로 제조사 설치기사에게 현장 실측을 먼저 받으세요. 전기공사까지 같이 해주는 기사면 출장이 한 번에 끝납니다.
저는 예전에 설치를 다 끝내고 나서 따로 전기 기사를 부르는 바람에 출장비를 두 번 낸 적이 있어요. 미리 말해두면 대부분 조율이 되니 이 부분만 챙기셔도 몇만원은 아끼실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