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거뭇한 건 때가 아닙니다. 은이 공기 중의 황 성분과 만나서 표면에 생긴 아주 얇은 막이에요. 그래서 물이나 세제로는 안 지워지고, 힘을 줘서 문지르면 오히려 도금이 벗겨집니다.
그리고 다행인 게, 이 막은 소리에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두께가 머리카락 굵기에 한참 못 미쳐서 관 안쪽 지름이나 울림을 바꾸지 못해요. 보기에 안 좋을 뿐 연주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그러니 세척을 한다고 기능이 돌아오는 게 아니라 보기 좋아지는 겁니다. 이십 년 방치된 악기에서 진짜 문제는 겉이 아니라 안쪽 패드예요.
패드는 가죽이나 펠트라서 오래 두면 굳고 오그라듭니다. 그러면 구멍이 제대로 안 막혀서 특정 음이 안 나거나 바람 새는 소리가 납니다. 조립해서 한 음씩 눌러 보시면 금방 아세요.
집에서 은 닦는 천이나 세척액을 쓰실 생각이면 조심하셔야 합니다. 보급형은 통은이 아니라 은도금인 경우가 많아서 연마제가 든 제품으로 문지르면 도금이 그대로 벗겨져요. 포일에 베이킹소다를 쓰는 방법은 패드와 접착제를 상하게 하니 절대 하지 마시고요.
야마하 서비스센터는 오래된 모델도 받아 줍니다. 다만 맡기시기 전에 견적부터 물어보세요. 패드를 전부 갈아야 하는 상황이면 비용이 악기 값에 가까워지는 경우가 있어서, 그때는 판단이 달라집니다.
우선 조립해서 소리부터 내 보시는 걸 권합니다. 그럭저럭 소리가 나면 겉의 변색은 그냥 두고 쓰셔도 되고, 특정 음이 안 나면 그때 점검을 받으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