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충흔 전문가입니다.
보이저호가 외딴 우주에서 수십 년간 작동할 수 있는 비결은 플루토늄의 붕괴열과 우주의 냉기를 활용한 제베크 효과 덕분입니다. 우주선 내부의 발전기 중심에는 방사성 물질인 플루토늄이 있어 약 천 도에 달하는 고온이 유지되는 반면, 외벽은 차가운 우주 공간과 맞닿아 있어 극심한 온도 차이가 발생합니다. 이 고온부와 저온부 사이를 비스무트-텔루라이드 같은 특수 무기 반도체 소자가 연결하고 있습니다.
이 반도체는 전하 운반자의 종류에 따라 엔형과 피형으로 나뉩니다. 고온부의 전하 운반자들은 열에너지를 얻어 활발해지면서 상대적으로 에너지가 낮고 안정적인 저온부 쪽으로 확산해 이동합니다. 엔형 반도체에서는 전자가, 피형 반도체에서는 정공이 저온부로 밀려 내려가면서 양단에 전하의 불균형이 생깁니다. 이로 인해 두 반도체 사이에 전위차가 발생하는 현상이 바로 제베크 효과입니다.
이 장치는 모터나 터빈처럼 움직이는 기계적 부품이 전혀 없어 마모나 고장의 위험이 없는 고체상 에너지 변환 기제입니다. 비록 플루토늄의 자연 반감기로 인해 시간이 흐를수록 발생하는 열량이 줄어들어 전력은 조금씩 감소하지만, 무기 반도체 내 전하 운반자의 열적 이동을 이용한 이 단순하고 견고한 원리 덕분에 보이저호는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인류에게 우주의 신호를 보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