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최성훈 내과 전문의입니다.
첨부해주신 사진과 적어주신 증상, 그리고 5개월 전 비슷한 경험이 있으셨던 점을 종합해 볼 때, 단순 모낭염으로 단정하기에는 헤르페스 바이러스 감염(생식기 포진)의 가능성의 배제가 필요하겠습니다.
처음에는 가렵다가 작은 물집들이 잡히고, 이것이 터지면서 짓무르다 딱지가 지는 과정은 단순포진(헤르페스)의 전형적인 임상 경과입니다. 헤르페스 병변은 신경을 따라 발생하기 때문에 찌릿하거나 화끈거리는 신경통 양상의 통증이 동반되며, 병변 부위가 단단하게 느껴질 수 있으며, 5개월 전에도 이와 비슷한 양상의 병변이 한 번 발생한 적이 있다는 점은, 만성적으로 재발하는 특성을 가진 성기 헤르페스의 특징과 잘 부합합니다.
평소 음모를 잡아당겨 뽑는 버릇이 있으셨다면, 해당 부위의 모낭에 물리적 손상이 누적되면서 모낭염이나 종기가 반복해서 생겼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습니다만, 일반적인 모낭염은 털을 중심으로 고름(농포)이 잡히고 항생제 연고를 바르면 비교적 단기간에 가라앉는 반면, 지금처럼 군집성 물집 양상과 딱지가 생기는 과정은 헤르페스의 특징에 더 가깝습니다.
처방받으신 항생제와 연고는 만약 모낭염이 동반되었거나 2차 감염이 있을 때 도움이 되지만, 항생제는 헤르페스 바이러스 자체를 치료하지는 못합니다. 현재 딱지가 진 것은 약의 효과라기보다는 헤르페스 바이러스 감염의 자연스러운 회복 단계(자연 치유 과정)에 접어들었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헤르페스는 치료를 하지 않아도 보통 1~2주가 지나면 자연스럽게 딱지가 지면서 낫습니다.
현재는 딱지가 앉아 병변이 아물어가는 단계여서 육안으로 명확히 판단하기 어려웠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음에 또다시 이런 병변이 올라오거나, 혹은 확실한 감별을 원하신다면 병변 부위의 진물을 채취해 바이러스 유전자를 검사하는 PCR(유전자 증폭)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헤르페스는 물집이 잡히고 딱지가 완전히 떨어져 새살이 돋을 때까지가 가장 전염력이 높은 시기로 바이러스가 활성화되어 있는 동안에는 피부 접촉이나 성관계를 피하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현재 증상은 자연 치유 과정에 있는 것으로 보이므로, 병변 부위를 청결하고 건조하게 유지하시고 음모를 뽑는 습관은 피부 장벽을 손상시키고 모낭염뿐만 아니라 미세 상처를 통해 바이러스 침투를 쉽게 만들 수 있으므로 가급적 삼가시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