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마봉(야스리)과 숫돌의 용도 차이가 궁금합니다.
정육점에 가면 연마봉으로 주로 칼을 갈면서 사용하는 것도 봤고,
시장에 가면 칼 갈아줍니다라고 적힌 곳을 보면 숫돌로 칼을 갈아주시는 분들도 봤어요.
서양권에서는 주로 연마봉을 사용해왔고, 아시아(우리나라와 일본)권에서는 숫돌을 주로 사용했다고 하는데,
어떤 차이가 있는지 그 용도는 각각 다른지 궁금합니다.
안녕하세요. 서종현 전문가입니다.
말씀하신대로 연마봉과 숫돌은 모두 칼날을 날카롭게 만드는데 사용되지만, 그 역할과 원리, 그리고 사용 목적에서 중요한 차이가 있습니다.
연마봉(야스리, Honing Steel) :
주요 역할 : 칼날이 무뎌졌을대, 미세하게 구부러진 칼날의 끝부분(엣지)를 곧게 펴고 재정렬하는 역할을 합니다. 마찰을 통해 이물질을 제거하고 칼날을 임시로 날카롭게 만드는 효과도 있지만, 이는 실제로 칼날을 깎아서 날카롭게 만드는것이 아닙니다.
특징 : 서양의 주방에서 많이 볼수 있으며 요리 중간중간 칼의 날카로움을 유지하고 정돈하는 용도로 주로 사용됩니다. 경도가 높은 서양식 셰프 나이프 사용에 적합합니다.
제한 : 칼날의 형태 자체가 뭉툭해지거나 손상된 경우에는 연마봉만으로는 효과를 볼수없습니다.
숫돌(Whetstone) :
주요 역할 : 칼날의 금속 자체를 갈아내어 새로운 날을 세우는 (연마하는)역할을 합니다. 미세한 입자로 된 표며이 칼날을 깎아내어 더욱 날카롭고 얇은 엣지들 만들어줍니다.
특징 : 동양권에서 많이 사용되었으며, 칼날이 완전히 무뎌지거나 손상되어 새로운 날을 만들 필요가 있을때 주로 사용됩니다. 숫돌의 입자(grit) 크기에 따라 거친 숫돌(초벌 연마)과 고운 숫돌(마무리 연마)로 나뉘어 체계적인 연마가 가능합니다.
장점 : 칼날의 각도를 정확하게 조절하며 연마할 수 있어 매우 날카로운 칼날을 만들수있습니다.
요약하자면, 연마봉은 이미 서있는 날을 정돈하여 날카로움을 유지하는 도구이고 숫돌은 무뎌진 날을 깎아서 새로운 날을 세우는 도구라고 생각하시면 이해하기 쉬우실 것입니다. 정육점에서 연마봉을 자주 사용하는 것은 작업중 칼날의 날카로움을 빠르게 회복하고 유지하기 위함이고, 칼가는 곳에서 숫돌을 사용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무뎌진 칼에 날을 다시 세우기 위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