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가 같아도 형질이 다르게 나오는 이유가 뭔가요?

같은 씨앗을 다른 환경에 심으면 결과가 달라진다고 들었습니다. 후성유전이라는 개념이 이와 관련 있다는데, 부모가 겪은 환경이 자식에게까지 전달될 수 있다는 게 사실인지 궁금합니다

3개의 답변이 있어요!

  • 안녕하세요. 임형준 수의사입니다.

    유전자가 같아도 환경에 따라 어떤 유전자가 얼마나 발현되는지가 달라져 형질 차이가 생길 수 있습니다. 영양, 온도, 스트레스 등이 DNA 메틸화나히스톤 변형 같은 후성 유전 변화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부모가 겪은 환경의 일부 영향이 자손에게 전달되는 사례도 있지만, 사람을 포함한 포유류에서는 발생 과정에서 많은 후성유전표지가 다시 초기화 되므로 모든 경험이 그대로 유전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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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택된 답변
  • 안녕하세요, 내일도손꼽히는호두과자님.

    이중철 전문가입니다.

    종종 언급되는 좋은 질문 주제 중 하나를 남겨주셨군요.

    먼저, 유전 정보인 DNA 염기서열이 완전히 같아도 환경에 따라 형질이 다르게 나타나는 이유는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는 후성유전학적 메커니즘 때문이며, 부모가 겪은 환경적 경험 역시 화학적 표식 형태로 자식에게 대물림될 수 있음이 최신 과학 연구를 통해 입증이 되었답니다.

    ■ DNA 서열 변화 없는 유전자 발현 조절의 원리

    ​유전자가 생명체의 설계도라면 후성유전은 어떤 페이지를 읽을지 결정하는 스위치 역할을 합니다. 동일한 씨앗이나 일란성 쌍둥이라도 주변의 기온, 토양 영양, 스트레스에 따라 DNA에 메틸기가 결합하거나 히스톤 단백질의 입체 구조가 변하는데요. 유전자 염기서열 자체는 변하지 않으면서도 특정 유전자의 기능이 켜지거나 꺼지게 되며, 이로 인해 생장 속도나 겉보기 형질에서 뚜렷한 차이가 발생한답니다.

    ■ 부모의 환경 경험이 전달되는 세대 간 후성유전

    ​부모가 겪은 환경 영향이 자식에게 이어지는 현상을 세대 간 후성유전이라고 부릅니다. 수정란 형성 시 대부분의 후성유전 표식은 초기화되지만, 일부 표식은 지워지지 않고 생식세포를 통해 다음 세대로 보존되어 전달되거든요. 실제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네덜란드 기근을 겪은 부모의 자녀와 손주 세대에서 대사 질환 발병률이 높았던 역학 조사나, 후천적 공포 자극을 받은 쥐의 반응이 자손에게 이어진 실험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답니다.

    정리하자면,

    유전자가 같아도 형질이 달라지는 이유는 환경 자극에 따라 유전자 발현 스위치를 조절하는 후성유전 작용 때문이며, 부모가 경험한 영양 결핍이나 스트레스 역시 생식세포의 화학적 표식을 통해 자식 세대의 형질과 건강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답니다.

    ※ 질문자님을 포함하여 소중한 분들의 건강, 재산과 안전을 지키고, 혹시나 발생할 수 있을 다양한 문제 상황에 놓이지 않기 위해서라도 저를 포함하여 다양한 토픽에서 활동하는 모든 전문가분들의 아하 지식커뮤니티에서의 답변은 예외 없이 참고 용도로만 유용하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 유전자가 완벽히 같아도 형질이 다르게 나타나는 이유는 유전자 염기서열 자체는 변하지 않더라도, 환경에 따라 특정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는 방식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이를 연구하는 분야가 후성유전학이며, 역시 말씀하신 동일한 씨앗(DNA)을 심어도 토양의 영양이나 햇빛, 기온 등 환경 자극에 따라 꽃의 색이나 줄기 길이가 달라지는 것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이는 외부 환경 신호가 들어오면 DNA나 히스톤 단백질에 화학적 표지(메틸화 등)가 붙어 특정 유전자의 작동을 억제하거나 활성화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부모가 겪은 환경이 자식에게 유전될 수 있을지에 관해 결론부터 말하면 논란이 있긴 하지만, 일부 후성유전적 표지는 자손에게 전달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원래 정자와 난자가 수정될 때 대부분의 후성유전 표지는 초기화되지만, 일부 스위치 상태는 이런 초기화를 피해 세대를 넘어 전이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기근을 겪은 산모의 자녀와 손주 세대까지 비만과 당뇨 발병률이 높게 나타난 연구 결과가 있고, 또한 공포 자극을 학습한 생쥐의 정자를 통해 경험해보지 않은 자식 및 손자 쥐까지 특정 자극에 공포를 느끼는 현상이 확인되었습니다.

    다만 부모의 모든 경험이 유전되는 것은 아니며, 대다수의 후성유전적 표지는 자손을 거치며 사라지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