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자를 작게 만들면 되지 않느냐가 자연스러운 결론인데, 업체가 큰 상자를 쓰는 건 신경을 안 써서가 아니라 그게 더 싸기 때문입니다. 그 계산을 바꾸지 않으면 캠페인만으로는 잘 안 줄어듭니다.
파손이 한 건 생겼을 때 드는 비용이 완충재 값보다 훨씬 큽니다. 반품 회수, 재배송, 상품 손실, 낮은 평점까지 다 따라옵니다. 그래서 애매하면 한 치수 큰 상자에 넣는 쪽이 판매자 입장에서는 합리적인 선택이 됩니다.
두 번째 이유는 규격입니다. 물류센터는 정해진 몇 가지 상자 규격만 대량으로 씁니다. 주문마다 딱 맞는 크기를 따로 만들면 자재 단가도 작업 속도도 나빠집니다. 그래서 상품 크기가 규격 사이에 끼면 무조건 큰 쪽으로 갑니다.
규제가 없는 것도 아닙니다. 제품 종류별로 포장공간비율과 포장횟수 기준이 정해져 있습니다. 다만 이 기준은 주로 제품 자체 포장에 적용되고 배송용 상자에는 거의 안 걸려서 소비자가 체감하기 어렵습니다.
실효가 있는 쪽은 상자를 상품에 맞춰 그 자리에서 만드는 설비입니다. 상품 치수를 재서 골판지를 바로 재단하고 접어 주는 장비가 이미 쓰이고 있습니다. 초기 투자비가 커서 대형 물류센터부터 들어가고 있는 단계입니다.
다회용 배송 상자도 방향은 맞습니다. 새벽배송 보냉 가방처럼 회수해서 다시 쓰는 방식인데, 회수 동선이 확보되는 정기배송에서는 잘 돌아갑니다. 일반 택배로 넓힐 수 없는 이유가 바로 회수 비용입니다.
소비자 쪽에서 당장 효과가 있는 건 묶음 주문입니다. 같은 판매자 상품을 며칠에 걸쳐 나눠 사면 상자가 그 수만큼 나옵니다. 합포장 요청을 쓰거나 필요한 걸 모아서 한 번에 주문하는 것만으로도 상자 수가 눈에 띄게 줄어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