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풀이는 앞에서 잘 설명해주셨으니, 질문 속에 진짜 걸려 있는 부분을 짚어볼게요. 메기는 메기매운탕인데 왜 미꾸라지만 한자 이름이냐는 거잖아요.
이름 짓는 방식이 갈린 건 그 음식이 문자로 기록된 경로가 달라서입니다. 추어탕은 조선 후기 문헌에 한자 이름으로 먼저 남았어요. 서유구의 난호어목지, 이규경의 오주연문장전산고에 추두부탕이라는 이름으로 조리법까지 적혀 있습니다. 글로 남은 음식이라 한자 이름이 그대로 굳은 거예요. 반면 메기매운탕 같은 이름은 훨씬 나중에 식당 메뉴판에서 만들어진 조합입니다. 매운탕이라는 조리법에 재료 이름을 갈아 끼우는 방식이죠.
이유가 하나 더 있습니다. 미꾸라지는 다른 민물고기와 먹는 방식이 아예 달라요. 메기나 빠가사리는 살을 건져 먹는 재료라서 맵게 끓이느냐 맑게 끓이느냐가 음식 이름을 가릅니다. 그런데 미꾸라지는 갈거나 삶아 으깨서 국물 자체가 되어버리는 재료예요. 조리법으로 갈라놓을 게 없으니 재료 이름 하나가 곧 음식 이름이 된 겁니다.
그 증거가 재밌는데, 추어탕은 지역마다 조리법이 전혀 다릅니다. 남원식은 곱게 갈아 된장을 풀고, 서울식 추탕은 통째로 넣고 고추장에 곱창까지 더해 끓이고, 원주 쪽은 갈지 않고 그대로 씁니다. 맛도 색도 완전히 다른데 이름은 전부 추어탕 하나예요. 조리법이 아니라 재료가 이름을 정했다는 뜻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