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집도 벽걸이 에어컨을 쓰는데 여름마다 그 아래 벽에 비슷한 자국이 생겨서 고생해 본 적이 있어 남 일 같지가 않네요.
사진처럼 세로로 길게 흘러내린 회색빛 자국이면 물이 벽을 타고 내려오면서 먼지랑 같이 눌어붙은 얼룩일 가능성이 커 보여요. 곰팡이는 보통 까맣거나 초록빛 도는 점들이 퍼지듯 번지는 모양이라서요. 다만 물기가 오래 머물렀다면 그 자리에서 곰팡이가 시작되기도 하니 완전히 안심할 단계는 아니에요.
지우실 때는 주방세제 한두 방울 푼 미지근한 물에 걸레를 꼭 짜서 살살 문질러 보시고, 마른 수건으로 물기를 걷어낸 뒤 선풍기 바람으로 바짝 말려 주세요. 그래도 거뭇한 기운이 남으면 곰팡이 제거제나 락스를 물에 열 배쯤 희석해서 뿌리고 십 분쯤 뒀다가 닦아내면 되는데, 이때는 꼭 창문 열고 장갑 끼고 하시길 바라요.
그리고 얼룩보다 중요한 게 원인이더라고요. 저도 처음엔 벽만 계속 닦다가 알고 보니 에어컨 배수 호스가 먼지로 막혀서 물이 역류해 벽으로 샜던 거였거든요. 호스 끝이 꺾였거나 막히면 닦아도 계속 재발하고 나중엔 진짜 곰팡이로 번져요. 원룸이시면 집주인이나 관리실에 얘기해서 배수 쪽 점검 한번 받아보시는 걸 권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