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하신 내용만으로 진단을 특정하기는 어렵지만, 몇 가지 패턴이 눈에 들어옵니다.
세탁실 문이 잠겨 있으니 아예 세탁을 안 하고, 세탁기가 고장 나니 전혀 돌리지 않는 행동 — 이건 결벽증보다는 강박증(OCD)의 특징에 가깝습니다. 결벽증은 청결에 집착해서 더 씻고 더 닦는 방향으로 나타나는데, 강박증은 특정 조건이 갖춰지지 않으면 행동 자체를 못 하는 경직된 패턴이 나타납니다. 세탁을 못 하게 되면 불안이 올라가서 회피하는 방식으로 대처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물을 많이 쓰는데 그릇이 깨끗하지 않다는 것도 시사하는 바가 있습니다. 씻는 행위 자체가 목적이 된 것일 수 있거든요. 강박적 세척 행동에서 흔히 보이는 건데, "깨끗해졌는지"보다 "정해진 횟수나 방식대로 했는지"가 더 중요하게 작동하는 겁니다. 결과보다 행위에 집착하는 패턴입니다.
다만 이것만으로 OCD라고 단정하기는 어렵고, 자폐 스펙트럼 장애에서 나타나는 루틴 집착이나, 불안장애의 한 형태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삼촌께서 일상생활에서 이런 패턴으로 인해 불편을 겪고 계신다면,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받아보시는 게 맞습니다. 본인이 문제를 인식하지 못하거나 거부감이 있는 경우가 많아서 권유 자체가 쉽지 않을 수 있지만, 가까운 가족분이 조심스럽게 접근해보시는 게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