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20년 넘게 관리해오신 만큼 본인 상태를 잘 아실 텐데, 식 진행에 필요한 실질적인 부분을 정리해드리겠습니다.
약 증량 직후라는 점이 현재 가장 중요한 변수입니다. 항경련제 용량이 바뀐 후 혈중 농도가 안정되기까지 보통 2주에서 4주가 걸립니다. 이 기간에는 발작 역치가 평소와 다를 수 있으므로, 가능하다면 식 날짜를 혈중 농도가 안정된 이후로 잡으시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담당 신경과 선생님께 식 예정일을 말씀드리고 현재 상태에서 진행이 괜찮은지 확인받으시길 권합니다.
식 당일 발작 유발 요인을 최소화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수면 부족은 발작 역치를 낮추는 가장 강력한 요인이므로, 전날 충분히 주무셔야 합니다. 식사와 수분 섭취를 거르지 않도록 하시고, 식 전 긴장과 흥분 상태도 유발 요인이 될 수 있어 마음을 최대한 편안히 하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음주는 항경련제와 상호작용하여 발작 위험을 높이므로 삼가셔야 합니다.
식장 환경과 동선도 미리 점검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밝게 번쩍이는 조명이나 스트로보 효과가 있는 조명이 있다면 광과민성 뇌전증 여부에 따라 미리 조정을 요청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쓰러질 경우를 대비해 날카로운 모서리에 노출되는 동선은 피하시고, 하이힐보다는 안정적인 신발을 선택하시길 권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가까운 가족 중 한 명에게 발작 시 대응 방법을 미리 알려두는 것입니다. 발작이 생기면 주변 위험한 물건을 치우고, 옆으로 눕혀 기도를 확보하며, 입에 아무것도 넣지 않고, 5분 이상 지속되면 119를 부르는 것이 기본 원칙입니다. 식장 직원 중 한 명에게도 간략히 상황을 알려두시면 만일의 경우 당황하지 않고 대응할 수 있습니다.
소지품으로는 평소 복용 약을 지참하시고, 복용 시간이 식 도중이라면 알람을 설정해두시는 것을 잊지 마세요. 행복한 결혼식이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