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강경원 전문가입니다.
네. 정확히 그렇습니다. 아주 중요한 음악적 현상입니다. 같은 악보를 연주해도 연주자마다 소리가 다른 핵심 이유 중 하나가 바로 힘의 크기와 순간적인 타이밍, 그리고 손가락이 악기를 접촉하는 방식의 미세한 차이입니다.
특히 피아노와 기타는 이 차이가 상당히 잘 드러납니다.
○피아노의 경우
피아노는 건반을 누르면 해머가 현을 때립니다. 그런데 단순히
“얼마나 세게 눌렀느냐”
만 중요한 게 아닙니다.
얼마나 빠르게 해머가 현에 도달했느냐가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같은 도를 같은 음량으로 연주한다고 해도,
손가락으로 빠르고 탄력 있게 치는 경우
손의 무게를 실어 깊게 누르는 경우
손끝으로 단단하게 누르는 경우
손가락을 약간 미끄러뜨리듯 누르는 경우
해머가 현을 때리는 순간의 속도와 접촉 방식이 달라집니다.
그러면 기본음뿐 아니라 배음들의 상대적인 세기가 달라져서 우리가 듣기에
밝다 / 어둡다 / 단단하다 / 부드럽다 / 둥글다 / 거칠다
같은 서로 다른 음색으로 느끼게 됩니다.
다만 피아노는 기타와 달리 건반을 누르는 순간 이후에는 해머가 손에서 분리되어 현을 때리기 때문에, 페달·릴리스 타이밍·터치 등이 음색과 표현에 함께 영향을 줍니다.
○ 기타는 더 직접적입니다
기타는 차이가 더욱 극적으로 나타납니다.
같은 음을 쳐도 오른손이
손톱으로 튕기느냐
손가락 살로 튕기느냐
줄을 어느 위치에서 튕기느냐
줄을 얼마나 깊게 당겼다가 놓느냐
어느 방향으로 튕기느냐
에 따라 음색이 상당히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기타의 브리지 가까이에서 튕기면 소리가 밝고 날카로워지고, 지판 쪽에서 튕기면 상대적으로 부드럽고 둥근 소리가 납니다.
왼손도 마찬가지입니다.
같은 음정이라도 줄을 누르는 힘, 비브라토, 포르타멘토, 손가락을 떼는 순간 등이 모두 소리에 영향을 줍니다.
그런데 정말 재미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연주자의 차이는 단순히 **'힘의 차이'**가 아닙니다.
오히려 저는 이것을
힘 + 속도 + 타이밍 + 접촉 방식 + 움직임의 궤적
이라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요소들이 합쳐져서 연주자의 고유한 터치가 만들어집니다.
그래서 뛰어난 피아니스트의 연주를 들으면 악보에는 없는 것이 들립니다.
악보에는 똑같이
♪ 도–미–솔
이라고 되어 있어도,
A 피아니스트의 도–미–솔과
B 피아니스트의 도–미–솔은 전혀 다르게 들릴 수 있는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