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상담

모발이 점점 가늘어지고 샴푸할 때마다 빠져요

성별

여성

나이대

50대

기저질환

고혈압

복용중인 약

고혈압약

모발이 점점 가늘어지고 머리를 감을때마다 빠지는 머리카락 수도 늘어나는 것 같아요 모발을 튼튼히 관리하는 방법이나 탈모 예방법이 궁금합니다

1개의 답변이 있어요!

  • 머리카락이 가늘어지면서 빠지는 양까지 늘었다면, 50대 여성에서 가장 흔히 맞닥뜨리는 그림은 여성형 탈모(female pattern hair loss)에 휴지기 탈모(telogen effluvium)가 겹친 경우입니다. 그리고 의외로 놓치기 쉬운 부분이 지금 드시는 고혈압약입니다. 일부 혈압약, 특히 베타차단제 계열은 모발이 빠지는 부작용을 일으키는 약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제일 먼저 권하고 싶은 건 좋은 샴푸를 찾는 일이 아니라, 몇 가지를 점검하는 쪽입니다.

    모발은 자라는 시기와 쉬는 시기를 반복합니다. 성장기(anagen)가 보통 2년에서 7년 정도 이어지고, 그 뒤 잠깐의 퇴행기를 거쳐 휴지기(telogen)에 들어가면 석 달쯤 머물다 빠집니다. 정상이어도 하루 50개에서 100개까지는 빠집니다. 머리를 감을 때 유독 많이 보이는 건, 이미 빠질 준비를 마치고 두피에 얹혀 있던 머리카락이 물과 마찰에 한꺼번에 떨어져 나오기 때문입니다. 빠진 절대량보다 평소보다 늘었다는 변화 자체가 신호입니다. 여기에 모발이 가늘어진다는 건 결이 다른 문제인데, 모낭이 점점 작아지면서 굵고 검던 머리카락이 가늘고 색 옅은 솜털처럼 바뀌는 과정입니다. 여성형 탈모의 핵심이 바로 이 축소 현상입니다.

    50대라는 나이도 그냥 지나칠 수 없습니다. 폐경 전후로 여성호르몬이 줄면 상대적으로 남성호르몬의 영향이 도드라지고, 정수리와 가르마 주변이 성글어지는 양상이 나타납니다. 앞이마 라인은 비교적 유지되는 편이라, 거울에서 가르마가 점점 넓어 보인다면 이쪽 가능성이 높습니다. 약 이야기로 돌아가면, 혈압약이 의심되더라도 임의로 끊는 건 권하지 않습니다. 혈압 관리가 더 급한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처방하신 선생님께 탈모 증상을 말씀드리고 약 종류를 한번 검토받는 정도가 적절합니다.

    진짜 원인이 숨어 있는 곳은 대개 피검사입니다. 갑상선 기능, 혈색소와 페리틴(ferritin, 저장철 수치), 빈혈 여부, 비타민 디 정도는 확인해보시길 권합니다. 갑상선이 너무 느리거나 빠르게 돌아가도 머리가 빠지고, 여성에게 흔한 철 부족도 휴지기 탈모의 단골 원인입니다. 이런 게 깔려 있으면 두피를 아무리 관리해도 잘 잡히지 않습니다.

    치료 쪽으로 보면, 두피에 바르는 미녹시딜(minoxidil)이 여성형 탈모에서 효과가 입증된 거의 유일한 외용제입니다. 시중의 탈모 샴푸나 영양제 대부분은 근거가 약하거나 보조적인 수준이라, 그것만으로 가늘어진 모발이 되돌아오길 기대하긴 어렵습니다. 다만 단백질이 부족한 식사나 무리한 다이어트는 모발에 직접 영향을 주니 끼니에서 단백질을 충분히 챙기는 일은 의미가 있습니다. 머리를 너무 꽉 묶거나, 잦은 펌과 염색, 과한 열기구 사용은 약해진 모발을 더 상하게 하므로 줄이는 편이 낫습니다. 두피를 박박 문지르기보다 부드럽게 감고, 너무 자주 감아 두피를 건조하게 만들지 않는 선에서 관리하시면 됩니다.

    가장 확실한 길은 피부과 진료입니다. 모발 굵기와 밀도, 두피 상태를 직접 보고 더모스코피로 모낭 축소가 진행됐는지 확인하면 여성형 탈모인지 휴지기 탈모인지가 한결 분명해집니다. 모발 치료는 반응이 느려서, 시작하더라도 눈에 띄는 변화까지 서너 달에서 반년은 봐야 합니다. 머리카락이 동전 모양으로 뭉텅 빠지거나, 두피에 통증이나 가려움, 진물, 흉터처럼 매끈해지는 부위가 생기거나, 갑자기 한꺼번에 많이 빠지는 경우라면 단순 노화성 변화가 아니니 미루지 말고 진료받으시는 편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