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보면 허벅지 안쪽에 발적(붉은기)과 함께 일부 까진 상처, 그리고 아래쪽으로 딱지가 앉기 시작한 부위가 보입니다. 넘어지면서 생긴 찰과상과 멍, 그리고 그 위에 번지는 듯한 붉은기가 같이 있는 모습이네요. 어머니께서 막지 못했다고 자책하실 일은 아닙니다. 이 또래는 순식간에 사고가 나니까요.
지금 가장 신경 쓰이는 건 어제는 없던 붉은기가 오늘 번졌다는 점입니다. 단순한 멍이라면 시간이 지나며 색이 옅어지지 짙은 붉은기로 퍼지지 않습니다. 상처 부위가 점점 넓게 빨개지고 있다면 이건 세균 감염으로 인한 연조직염(봉와직염, cellulitis)의 초기 신호일 수 있습니다. 특히 분수에 고여 있던 물은 위생 상태를 장담할 수 없어서 세균이 상처로 들어갔을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지금 단계에서 연고 종류를 고르는 것보다 감염 여부를 먼저 판단받는 게 우선입니다. 집에서 바를 연고만 찾다가 감염이 진행되면 오히려 시기를 놓칩니다. 단순 찰과상이라면 항생제 연고(약국에서 파는 바시트라신, 무피로신 계열)를 얇게 바르고 거즈로 덮어주는 것으로 충분하지만, 지금처럼 붉은기가 번지는 양상이면 그 판단을 눈으로 직접 봐야 하는 의사가 해야 합니다.
집에서 지금 해주실 수 있는 건 상처를 깨끗한 흐르는 물이나 생리식염수로 부드럽게 씻어내고, 마른 거즈로 덮어두는 정도입니다. 소독한다고 알코올이나 과산화수소를 직접 들이붓는 건 오히려 새 살을 자극하니 피하시고요. 딱지가 앉은 부위는 억지로 떼지 마세요.
내일까지 기다리지 말고 빨리 다시 진료받아야 하는 신호가 있습니다. 붉은기가 더 넓게 번지거나, 만졌을 때 그 부위가 주변보다 뜨겁거나, 아이가 그 다리를 안 쓰려 하거나 만지면 심하게 아파하거나, 열이 나거나, 상처에서 고름 같은 진물이 나오는 경우입니다. 이 중 하나라도 보이면 소아과나 응급실로 가셔야 합니다.
응급실에서 뼈는 확인했지만 피부 상처는 시간이 지나면서 양상이 달라지는 거라, 지금 번지는 붉은기는 새로 생긴 소견입니다. 가능하면 오늘 중으로 소아과 진료를 받아 감염인지 단순 타박상인지 확인받으시길 권합니다. 그 자리에서 어떤 연고를 쓸지, 먹는 항생제가 필요할지도 정해질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