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많이 무서우시겠어요. 일단 침착하게 보겠습니다.
10초에 15번에서 16번이면 분당 약 90번에서 96번 정도인데, 사실 이 수치 자체는 의학적으로 빈맥(tachycardia)의 기준인 분당 100회에 아슬아슬하게 못 미치거나 살짝 걸치는 정도입니다. 누웠을 때 성인 기준 정상 맥박이 분당 60번에서 100번 사이니까, 수치만 보면 아직 정상 범위 안에 있을 가능성이 높아요.
그런데 고등학생 여학생이 밤에 누웠을 때 심장이 빠르게 뛰는 가장 흔한 원인은 부정맥보다는 자율신경계 반응, 쉽게 말하면 긴장이나 불안, 스트레스 상태에서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는 겁니다. 낮 동안 쌓인 긴장이 막상 조용히 누우면 더 또렷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굉장히 많고, 이 자체가 악순환이 돼요. 심장이 빨리 뛴다 → 무섭다 → 더 긴장한다 → 더 빨리 뛴다, 이런 식으로.
부정맥을 걱정하시는데, 부정맥의 경우엔 보통 맥박이 갑자기 200번 가까이 치솟거나, 불규칙하게 건너뛰는 느낌, 가슴이 쿵 내려앉는 느낌, 어지럼증이나 실신이 동반될 때 더 의심합니다. 지금처럼 빠르긴 한데 규칙적이고 숨은 괜찮고 어지럽지 않다면, 당장 응급상황일 가능성은 낮습니다.
지금 당장 시도해볼 수 있는 건 이렇습니다. 눈을 감고 천천히 4초 들이쉬고, 6초에서 8초 동안 내쉬는 걸 반복해보세요. 내쉬는 시간이 길수록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서 심박수가 떨어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손으로 얼굴 전체를 찬물로 적시는 것도 미주신경(vagus nerve)을 자극해서 심박수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됩니다.
다만 이게 며칠째 반복되거나, 낮에도 갑자기 심장이 빠르게 뛰는 에피소드가 있거나, 어지럽거나 숨이 찬다면 그땐 내과 또는 소아청소년과에서 심전도(ECG) 한 번 찍어보시는 게 좋습니다. 오늘 밤은 일단 무서운 마음을 조금 내려놓고 호흡에 집중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