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충흔 전문가입니다.
화학적 반응성만 보면 오히려 알루미늄이 철보다 훨씬 산화되기 쉬운 금속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철이 알루미늄보다 더 잘 녹슬고 부식되는 이유는 산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피막의 구조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자세히 설명해 드릴게요.
알루미늄은 공기 중의 산소와 접촉하는 즉시 겉표면이 산화되어 산화 알루미늄이라는 물질을 형성합니다. 산화 알루미늄 분자들은 간격이 매우 촘촘하고 단단하여, 알루미늄 금속 표면에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얇은 보호막을 만드는데, 이 피막이 너무 치밀해서 외부의 산소나 수분이 더 이상 내부의 알루미늄 금속으로 침투하지 못하도록 완벽하게 막아줍니다. 칼로 긁혀 보호막이 벗겨지더라도, 드러난 알루미늄이 즉시 공기 중의 산소와 반응하여 수 밀리초 만에 새로운 산화 알루미늄 막을 다시 재건합니다.
반면 철은 산소뿐만 아니라 수분이 함께 존재할 때 산화 반응을 일으켜 수산화 산화 철이라는 우리가 아는 붉은 녹을 만듭니다. 철에 생기는 녹은 입자 사이의 간격이 넓어 미세한 구멍이 뚫려 있는 스펀지 같은 구조로, 철이 녹을 만들 때 부피가 원래 철보다 크게 부풀어 오르기 때문에 표면의 녹 껍질이 금속에 붙어있지 못하고 갈라지거나 쉽게 부스러져 떨어져 나갑니다. 또한, 뚫려 있는 구멍과 갈라진 틈새로 산소와 수분이 순식간에 안쪽으로 침투하므로, 속 안의 철이 완전히 다 녹슬어 삭아버릴 때까지 부식이 멈추지 않고 뼈대 전체로 깊숙이 진행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