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수민 전문가입니다.
물 분자는 산소 쪽이 음전하, 수소 쪽이 양전하를 띠는 극성 분자예요. 전자레인지가 쏘는 마이크로파는 전기장 방향이 초당 24억 5천만 번 바뀌는 전자기파인데, 물 분자가 그 전기장에 맞춰 방향을 계속 뒤집으려 해요. 그런데 주변 분자들과 얽혀 있어서 완벽하게 따라가지 못하고 조금씩 뒤처지는데, 그 지연 과정에서 전기장의 에너지가 분자 운동으로 옮겨가요. 정확히는 부딪혀 생기는 마찰열이라기보다 이 흔들림이 주변 분자 운동을 키워 온도가 오르는 거예요.
속까지 데워지는 이유는 마이크로파가 음식 안으로 파고들어서예요. 가스불은 겉을 달구고 그 열이 안쪽으로 전도되길 기다려야 하지만, 마이크로파는 표면에서 몇 센티미터 깊이까지 들어가 그 안의 물 분자를 동시에 흔들어요. 열이 여러 지점에서 한꺼번에 생기니 짧은 시간에 뜨거워지는 거예요.
다만 골고루 익는 건 아니에요. 전자레인지 안에서 마이크로파가 금속 벽에 반사되며 겹치면 보강되는 지점과 상쇄되는 지점이 생겨요. 몇 센티미터 간격으로 뜨거운 자리와 미지근한 자리가 격자처럼 고정되는 거예요. 회전판이 도는 게 이 얼룩 사이로 음식을 계속 옮겨주려는 장치예요. 그리고 두꺼운 음식은 마이크로파가 닿지 못하는 가운데 부분이 늦게 데워지고, 수분이 많은 부분과 적은 부분의 온도도 제각각 올라가요.
그래서 중간에 한 번 꺼내 저어주거나 도넛 모양으로 펼쳐 놓으면 훨씬 고르게 데워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