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까마귀를 길조로 여기는 이유는 단순히 "까마귀를 좋아해서"라기보다는, 고대 신화와 상징의 영향이 큽니다.
가장 대표적인 이유는 일본 신화에 등장하는 야타가라스(八咫烏) 때문입니다. 야타가라스는 태양의 사자이자 신의 뜻을 전하는 존재로 여겨졌으며, 초대 천황으로 전해지는 진무 천황이 나라를 세울 때 길을 잃자 올바른 길로 인도해 주었다고 전해집니다. 그래서 까마귀는 "인도자", "행운", "승리"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또한 일본에서는 까마귀가 가족 단위로 생활하고 새끼를 정성껏 돌보는 모습 때문에 가정의 화목이나 효성을 상징하기도 했습니다. 축구 국가대표팀 엠블럼에 야타가라스가 들어간 것도 이러한 전통과 관련이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인들이 모두 까마귀를 길조로 생각하는 것은 아닙니다. 도쿄를 비롯한 대도시에서는 쓰레기를 뒤지고 사람을 공격하거나 소음을 일으키는 까마귀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으며, 실제로는 해조(害鳥)로 인식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즉, 신화와 문화 속 상징으로는 길조의 의미가 강하지만, 현실에서는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불편한 존재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습니다.
흥미롭게도 우리나라에서도 고대에는 까마귀가 항상 흉조였던 것은 아닙니다. 삼국 시대의 고구려에서는 태양 속의 세 발 달린 까마귀인 삼족오를 신성한 존재로 여겼고, 왕권과 태양을 상징하는 길한 새로 보았습니다. 이후 시대가 지나면서 검은 깃털과 울음소리, 시체를 먹는 습성 등이 부각되면서 점차 흉조의 이미지가 강해지게 되었습니다.
결국 일본에서 까마귀가 길조로 여겨지는 가장 큰 이유는 신의 사자이자 길잡이인 야타가라스 신앙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