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를 이해하는 열쇠는 브레이크를 더 세게 잡는 장치가 아니라 잠깐씩 풀어주는 장치라는 점이에요. 바퀴가 완전히 멈춰 미끄러지면 타이어는 방향을 잡는 힘을 잃습니다. 그래서 잠기기 직전에 브레이크를 살짝 놓았다가 다시 잡기를 사람이 못 하는 속도로 반복하는 게 ABS의 전부입니다.
감지는 바퀴마다 붙어 있는 휠 속도 센서가 해요. 바퀴 축에 톱니 모양 원판이 같이 돌고, 센서가 그 톱니를 세면서 바퀴가 초당 몇 바퀴 도는지 계속 보냅니다. 급제동 중에 네 바퀴 중 하나가 차 속도에 비해 갑자기 느려지거나 아예 회전이 멈추면, 그건 바퀴가 노면에서 미끄러지기 시작했다는 신호예요. ABS 컴퓨터는 이 감속 속도를 밀리초 단위로 비교해서 잠김 직전을 잡아냅니다.
조절은 브레이크 오일 통로에 달린 전자 밸브가 합니다. 잠길 것 같은 바퀴가 나오면 그 바퀴로 가는 오일 밸브를 닫아 압력을 더 못 올라가게 막고, 그래도 안 되면 오일을 살짝 빼서 압력을 낮춰 바퀴가 다시 구르게 합니다. 바퀴가 구르기 시작하면 펌프가 오일을 다시 밀어 넣어 제동을 걸고요. 이 잡았다 놓았다를 초당 열다섯 번 안팎으로 반복해서, 페달 밟을 때 발밑에서 드르륵 떨리는 느낌이 나는 게 그 밸브가 일하는 진동이에요.
그래서 빗길에서 ABS가 작동하면 페달을 떼거나 나눠 밟지 말고 끝까지 세게 밟은 채로 핸들만 피하고 싶은 방향으로 돌리면 됩니다. 놓았다 잡는 건 ABS가 대신 하니까요. 다만 정지거리 자체를 줄여주는 장치는 아니라서 눈길이나 자갈길에서는 오히려 살짝 길어질 수도 있고, 어디까지나 방향을 살려주는 장치라고 이해하시면 정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