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네, 그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너구리가 파놓은 굴을 수달이 발견하면 반드시 빼앗는다기보다는, 수달이 원래부터 다른 동물이 만들어 놓은 굴이나 자연적인 빈 공간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습성이 있기 때문에 조건이 맞으면 재사용할 수 있다고 보는 게 정확합니다. 너구리는 하천이나 호수 주변의 굴, 나무뿌리 아래, 바위틈, 속이 빈 나무 등 여러 장소를 잠자리와 새끼를 기르는 장소로 이용하는데요, 특히 너구리는 반드시 자기 힘으로 굴을 새로 파는 동물도 아니며, 다른 동물이 만들어 놓은 굴을 이용하기도 합니다.
수달은 이보다 더 극단적인 경우인데요, 수달은 스스로 굴을 깊게 파서 집을 만드는 능력에 의존하기보다는 기존의 굴과 자연적인 틈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북미수달의 경우 비버나 사향쥐 등이 만든 굴, 나무뿌리 아래의 공간, 속이 빈 통나무 등을 이용하는 것이 잘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물가에 있는 굴의 입구가 물속으로 연결되어 있으면 수달에게 상당히 좋은 은신처가 됩니다. 그래서 너구리가 하천 제방에 굴을 만들어 사용하다가 다른 곳으로 이동 → 굴이 비어 있음 → 수달이 냄새와 주변 환경을 탐색 → 물과 가까우면서 안전하고 먹이가 풍부하다면 그 굴을 이용하는 식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너구리가 새끼를 데리고 떠나자 수달이 그 굴을 차지한다는 식의 직접적인 경쟁이 항상 일어나는 것은 아닌데요, 너구리도 하나의 굴에 평생 집착하지 않습니다. 새끼를 키울 때처럼 특별히 굴을 오래 사용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여러 은신처를 옮겨 다닐 수 있습니다. 또한 수달이 굴을 선택할 때 단순히 빈 굴인가?만 보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물과 얼마나 가까운지, 입구가 물속에 연결되는지, 주변에 먹이가 충분한지, 포식자나 인간의 방해가 적은지 등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너구리가 만들어 놓은 굴이라도 위치가 좋지 않으면 수달이 그냥 지나칠 수 있고, 반대로 물가의 좋은 위치에 있고 구조까지 적합하다면 꽤 매력적인 은신처가 될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