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충흔 전문가입니다.
핵분열과 핵융합은 원자핵의 질량 변화를 통해 에너지를 얻는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물리적 원리와 폐기물 특성에서는 정반대의 성격을 가집니다. 아인슈타인의 질량-에너지 등가 공식에 따라 두 반응 모두 반응 전후의 질량 차이가 에너지로 전환되지만 그 방향성이 다릅니다.
현재 쓰이는 핵분열은 우라늄처럼 원자번호가 크고 무거운 원자핵에 중성자를 충돌시켜 가벼운 원소로 쪼개는 방식입니다. 이때 쪼개지기 전 원소보다 쪼개진 후 원소들의 질량 합이 미세하게 줄어들며 에너지가 나옵니다. 반면 핵융합은 중수소나 삼중수소처럼 가벼운 원자핵들을 초고온 상태에서 강력하게 결합해 더 무거운 헬륨 원자핵으로 만드는 과정입니다. 이때도 결합 후 질량이 줄어들며 에너지가 발생하는데, 동일한 질량의 연료를 사용할 때 핵융합이 핵분열보다 몇 배나 더 많은 에너지를 생산합니다.
두 방식의 가장 큰 차이는 방사성 폐기물의 안전성입니다. 핵분열은 반응이 끝난 뒤 우라늄의 붕괴 생성물이라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을 남깁니다. 이는 강한 방사선과 열을 내뿜으며 안전해지기까지 수십만 년 이상 걸려 영구 격리 처분이 필수적입니다. 반면 핵융합의 기본 부산물은 인체에 무해한 헬륨입니다. 다만 반응 중 나오는 중성자가 주변 장치를 자극해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이 일부 생기지만, 반감기가 수십 년 정도로 짧아 백 년 이내에 일반 폐기물 수준으로 안전해지므로 환경 부담이 훨씬 적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