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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속의 말똥구리
땅속의 말똥구리23.02.05

왜 남남북녀라는 말이 생긴걸까요?

남남북녀 즉 남쪽의 남자와 북쪽의 여자가 멋지다라는 말로 이해하고 있는데요. 이 사자성어가 생긴건 어떤 사건으로 유래된 말 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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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의 개수2개의 답변이 있어요!
  • 안녕하세요. 창백한멧토끼164입니다.

    남남북녀라는 말은 사실을 파악하여서 생겨난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남남북녀라는 말을 조선시대로 국한시키면, 조선시대의 요직에 등용되는 남자들은 거의 남부지방 출신이었고, 북부지방의 남자는 거의 없었습니다. 반면에 여자의 미모를 묘사하는 강계미인, 회령미인, 함흥미인이라는 말들이 말하고 있듯이 미인은 모두 북부지방출신입니다. 여기서부터 유래된 것이라고 사료됩니다.

    도움되는 답변이었기를 기대합니다. 멋진 하루 되세요^^


  • 안녕하세요. 착한원숭이213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남자는 남쪽 지방 사람이 잘나고 여자는 북쪽 지방 사람이 고움을 이르는 말.


    조선 후기 문신 이유원(李裕元, 1814~1888)이 1871년에 지은 임하필기에는 다음과 같이 수록되어 있다.

    세상 사람들이 남남북녀를 남방은 남자가 잘나고 북방은 여자가 잘났다는 뜻이라고 말하는데, 사실은 함관(咸關)[1]의 남쪽과 북쪽을 가지고 말하는 것이다. 관북의 여자들은 체구가 크고 살갗이 희며 베 짜기를 잘하여 상납을 바치는데, 항시 양기를 피하여 흙집에서 베 짜는 일을 한다. 한 해에 2단을 짜는데 그 값이 돈으로 치면 수백금에 해당한다. 시집을 갈 때가 되면 살림이 넉넉한 자는 치마를 4, 5벌이나 갖추고 가마 위를 면포로 덮어씌운다.


    조선시대 남부 지역의 유생들의 중앙직 진출이 가장 두드러지고 북쪽의 평양과 개성에는 명기(기생)들이 많아서 남쪽은 남자가 성하고 북쪽은 여자가 성하다는 의미로 '남남북녀'라고 한다는 설, 북쪽에서는 부지런해야 살아남기에 여성이 부지런하다는 것에서 나온 설도 있다. 함경도는 여자가 장사를 잘하고, 평안도는 여자도 농사를 잘한다는 이미지도 있었다.


    조선 중기까지는 이곳은 외침을 심하게 받아 인구가 적었고 북쪽이 안정되지 못해 무역도 어려워 척박하였다. 그래서 삼남지방 사람들을 모아 이주시켰다. 색향과 같은 이야기는 아직 이 지역이 발전하지 못했기에 나오기 힘든 것이었다. # 조선 중기에도 계월향, 홍낭 같은 인물의 전설이 내려왔으나 남쪽에도 논개, 이매창 같은 사람이 유명했다. 송시열 같은 1600년대의 인물이 서북 지방의 여성은 매우 건강하고 민첩하다며 여군 창설을 주장한 기록이 있던 정도다. 조선 후기에도 춘향 같은 유명한 여성의 이야기가 남쪽에서 유명했으나 진주가 미인이 많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정도 말고는 언급의 빈도가 줄어들고, 평양이나 강계 같은 북쪽의 도시들이 더 언급이 늘어난다.


    경제적으로는 조선 후기 들어 평안도 일대가 발전하기 시작했고, 함경도도 이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사정이 나아진다. 과거 급제자가 영조 이후 가장 많은 곳이 평안도 정주라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사대부가 없는 북쪽 사람들은 상업을 천시하지 않아 장사에 몰두하고, 청나라가 안정되며 무역이 활발해지게 되었다. 이에 풍류를 즐기려는 시도가 활발해져 평양과 강계는 색향 이미지가 덧씌워지게 된다. 다만 정치적 권력은 북방이 발전할 때면 명문가에게만 주로 주어진 지 오래로, 이미 한양의 양반들이 그나마 권력이 있던 남부 지방의 사람들마저 몰아낼 시기라 얻을 여지가 별로 없어 흥선대원군 시기까지 제대로 권력을 얻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 남성이 상대적으로 밀렸다는 견해도 존재한다. #


    평안도는 일제강점기쯤 되면 여자들이 느긋하고 꾸미기에 집중하고 헤픈 씀씀이의 편견이 있는데, 그건 평양이나 강계의 기생에 해당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 일제강점기 메밀꽃 필 무렵으로 유명한 이효석의 《모던걸 멜론》이라는 작품에서는 함경도인 회령도 "물 맑은 두만강을 끼고 난 곳이기 때문인지" 살결 고운 미인이 많다는 묘사가 있다. 1925년 3월 27일 동아일보 기사에서도 함경도 성진도 피부빛이 곱다는 등의 묘사가 등장한다.


    이 논문에 따르면 한국인의 유전자 미토콘드리아 DNA[2]는 65%의 표본이 북방계(표준편차 0.25)역시 고구려의 후예, Y 염색체[3]는 83%(표준편차0.14)의 표본이 남방계였다고 하니 남남북녀는 과학적으로 일리있는 말이었다. (선호도가 높은 쪽이 자손을 많이 남겼을 테니.) 그러나 배우자를 선택하는 기준을 생각해보면 선호도의 결정요인 중 외모는 소량의 비중만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남북분단이 된 현대 대한민국에서 남남북녀라고 하면 남한 남자와 북한 여자에 빗대서 말하는 경우가 많다. 남남북녀로 검색해보면 아래의 프로그램 관련 내용이나 북한 여성 결혼업체 관련 내용만 주루룩 나온다.


    아닌 게 아니라 한국 남자들 중에는 북한 여성이 세련되게 꾸미지는 않았(못했)지만 원판은 평균적으로 예쁜 편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1967년만 해도 남쪽 남자와 북쪽 여자[4]의 로맨스를 다룬 영화가 나오는 등 환상이 있었고#, 시대가 지나 왜 남남북녀가 나오지는 모르지만 말 자체는 들어본 사람들은 있어 이것을 북한과 연관짓는 시각도 생겨났다. 남한에서 TV 등 미디어에서 간접적으로 접하는 북한 여성의 모습은 소위 '미녀 응원단'이나 '은하수 관현악단'처럼 북한에서 평균 이상의 외모를 보여주는 경우가 많아서 어느 정도 편견이 반영되기 때문인 듯 하다. 사실, 결혼이라는 것은 어차피 개개인의 사생활이므로 누구와 결혼하든지 남들이 왈가왈부 할 일은 아니다.


    사실, 이런 경우는 다분히 정치적인 의도가 섞인 경우이다. 러시아가 크림 반도를 합병하면서 이에 대한 국제적인 비난 여론을 조금이라도 무마하고자, 나탈리아 포클론스카야 같은 미녀를 검사장으로 임명했던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현재 북한에서 가장 인기있는 그룹인 모란봉악단도 똑같은 의도로 결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