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
추울 때 찬물이 뜨거운 물 보다 빨리 언다?
추운 환경에서 찬물과 뜨거운 물이 있을 때 어느 쪽이 보다 빨리 얼까요?
직관적으로는 찬물이 먼저 얼어야 할 것 같은데 말이죠.
원리가 궁금합니다.
1개의 답변이 있어요!
안녕하세요. 이수민 전문가입니다.
직관적으로는 당연히 찬물이 먼저 얼 것 같은데, 신기하게도 특정 조건에서는 뜨거운 물이 더 빨리 어는 경우가 실제로 관찰돼요. 이걸 음펨바 효과라고 불러요. 탄자니아의 음펨바라는 학생이 아이스크림을 만들다가 뜨거운 재료가 더 빨리 어는 걸 발견하면서 이름이 붙었거든요.
흥미로운 건 이 현상이 항상 일어나는 게 아니라는 점이에요. 조건이 맞아떨어져야 나타나고, 그래서 지금도 과학자들 사이에서 정확한 원인을 두고 논쟁이 이어지고 있어요. 다만 여러 설명 중에서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지는 것들이 몇 가지 있어요.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히는 건 증발이에요. 뜨거운 물은 표면에서 수증기가 활발하게 날아가거든요. 물의 양 자체가 줄어들면 얼려야 할 물이 적어지니까 그만큼 빨리 어는 거예요. 큰 컵의 물보다 작은 컵의 물이 빨리 어는 것과 같은 원리예요. 여기에 더해 증발하면서 열을 함께 빼앗아가니까 냉각 속도도 빨라져요.
녹아 있는 기체도 영향을 줘요. 찬물에는 공기나 이산화탄소 같은 기체가 많이 녹아 있는데, 물을 끓이면 이 기체들이 빠져나가요. 기체가 적은 물은 분자들이 더 쉽게 얼음 결정 구조를 이룰 수 있다는 설명이 있어요. 또 뜨거운 물은 컵 안에서 위아래로 도는 대류가 활발해서 열이 골고루 빠르게 빠져나간다는 점도 거론돼요.
다만 이 효과는 조건이 까다로워서 평소 냉장고에 물을 넣을 때는 거의 나타나지 않아요. 일상에서는 찬물이 먼저 어는 게 정상이에요. 음펨바 효과는 특정한 용기, 온도 차이, 주변 환경이 딱 맞물릴 때만 가끔 모습을 드러내는 현상이라, 과학에서 직관이 늘 정답은 아니라는 걸 보여주는 재미있는 사례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