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글은 수필인가요? 아니면 에세이인가요?
'남이 이럴 것이다'라고 할 때는 결국 자기가 그렇다는 뜻이다.
상대방의 행동을 예측해야 할 때 무의식적으로 자신을 그 상황에 대입해서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들에게 비디오 게임기를 사주면 적절하게 시간을 맟춰서 조절을 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에 먼저 자신을 그 상황에 대입하는 것이다.
'만약 나라면..?'
평소의 행동을 분석해서 정확하게 예측하기보다 차라리 자신을 그 상황에 대입해서 예측하는 것이 훨씬 인지적 자원을 덜 쓰는 방법이기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그렇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부모님 혹은 삼촌이 '너는 게임기 필요없지? 어차피 하루종일 게임만 할 것 아니야?'라고 할 때 그것은 결국 곧 자기자신을 그 상황에 대입해서 상대방의 행동을 예측한 대표적 사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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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은 의외로 행복한 감정을 잘 느끼지 못하는 민족이다. 불안이나 짜증처럼 부정적인 감정에 취약하기 때문에 행복이나 기쁨처럼 긍정적인 감정은 거의 느끼지 못한다.
그래서 한국이 oecd 국가 중 가장 정신질환자가 많은 나라이다. 더구나 한국은 오래 전부터 집단주의 문화와 체면 문화가 발달한 탓에 우울증이 있어도 그것을 다른 사람들한테 쉽게 얘기하지 못한다.
오히려 '남들도 다 나와 마찬가지일 것'이라는 비합리적인 생각으로 병을 감춘다. 왜냐하면 자신이 우울증 환자라는 사실을 이야기할 때 남들이 나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거나 편견을 가지고 대할 것이라는 과도한 걱정과 부정적 사고 때문이다.
그런데 사실 대다수의 한국인은 굳이 상대가 말하지 않아도 평상시의 행동을 통해서 어딘가 이상하다는 것을 금방 눈치챈다.
그렇기 때문에 그냥 솔직하게 털어놓는 것이 제일 좋다. 말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상대가 나를 정상인으로 생각할 것이라는 착각은 금물이다. 강박증이나 우울증은 의지로 조절하기 어렵고 설령 조절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더라도 약물이 없는 상태에서는 십중팔구 실패한다.
처음 우울증을 경험하게 되면 자살 충동을 느끼고 일상적인 리듬이 깨지게 된다. 창문을 열지 않거나 하루 종일 불을 끄거나 작은 소음에도 민감해진다. 식욕도 평소보다 줄어들고 잠도 잘 오지 않는다.
그러나 많은 우울증 환자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경미한 증상을 겪게 된다. 그때 사람들이 "나는 이제 다 나았구나"라고 착각하고 일상생활을 재개한다. 운동을 하고 샤워를 하며 자기 관리를 한다.
그러나 우울증이 완전히 사라진 것이 아니다. 뇌가 고통에 적응해서 우울 증상이 다소 견딜 만한 수준에 이르렀을 뿐이다.
여전히 뇌는 심리적 고통을 경험하고 있으며 이들을 만나보면 간혹 피로감, 짜증처럼 만성 우울증을 암시하는 증상은 남아 있다.
겉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내적으로는 지쳐 있기 때문에 만성 우울증 환자들은 어딘가 활력이 없는 모습을 보인다.
요리를 할 때 힘이 넘쳐서 뚝뚝 끊어가며 하는 것이 아니라 힘이 없고 쳐져서 그냥 대충하는 느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