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 고열증 케이스는 저도 의사하면서 딱 한 차례 보았는데요. 정확한 원인은 아직도 모릅니다만 현재 가장 유력한 가설은 악성 고열증(malignant hyperthermia)은 대부분 라이아노딘 수용체(ryanodine receptor type 1, RYR1) 유전자 돌연변이를 가진 사람에서 휘발성 흡입마취제나 숙시닐콜린에 노출됐을 때 발생하는데, 이 수용체는 근세포의 근소포체(sarcoplasmic reticulum)에서 칼슘을 세포질로 방출하는 통로 역할을 합니다. 정상에서는 신경 자극이 있을 때만 열리고 곧 닫히지만, 돌연변이가 있으면 흡입마취제 노출 시 통로가 비정상적으로 오래 열린 채 걷잡을 수 없이 칼슘을 쏟아내고, 근소포체가 칼슘을 다시 회수하는 속도가 유출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세포질 칼슘 농도가 지속적으로 높은 상태에 갇힙니다. 근육 수축은 액틴과 미오신이 서로 미끄러져 들어가는 과정인데 이 반응이 계속 켜져 있으려면 ATP가 끊임없이 소모돼야 하고, 그 결과 근육이 멈추지 않고 수축하면서 대사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이산화탄소 생성과 산소 소모가 급증하고 열이 발생하며 체온이 몇 분 사이에 급격히 오르는 것입니다. 이 과정이 지속되면 근세포 자체가 파괴되어 크레아틴키나아제(creatine kinase)와 칼륨이 혈중으로 쏟아지고 횡문근융해(rhabdomyolysis)로 이어지는데, 30대 남성이라는 것 외에 특별한 병력이 없어도 본인이 모르는 RYR1 돌연변이 보인자일 수 있어 발생 자체를 예측하기는 어렵습니다.
단트롤렌(dantrolene)이 효과적인 이유는 바로 그 열려버린 라이아노딘 수용체를 직접 막기 때문입니다. 근소포체 막에 작용해 통로가 칼슘을 방출하는 것을 억제하고, 이렇게 칼슘 유출이 차단되면 세포질 칼슘 농도가 낮아지면서 액틴-미오신 결합이 풀리고 근육 수축 자체가 멈춥니다. 수축이 멈추면 ATP 소모와 대사항진이 함께 가라앉기 때문에 열 발생의 근원을 차단하는 셈이며, 단순히 체온을 낮추는 대증치료가 아니라 발열의 원인이 되는 칼슘 조절 이상을 교정하는 기전이라는 점에서 다른 해열 방법과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실제 임상에서는 의심되는 즉시 정맥으로 반복 투여하며, 국내 응급 상황에서는 병원별로 단트롤렌 비축량이 제한적이라 초기 대응 프로토콜과 재고 확보 여부가 예후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