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분 이십분이면 끄냐 마냐를 고민할 구간이 아니라 절전으로 넘겨두면 되는 구간이에요. 오히려 지금처럼 화면보호기를 돌려두는 게 제일 애매한 상태입니다. 화면보호기는 절전이 아니라 그림을 계속 그리는 거라 씨피유랑 그래픽카드가 그대로 깨어 있거든요.
잦은 온오프가 파워를 잡는다는 말은 근거가 아예 없진 않아요. 전원을 넣는 순간 커패시터가 충전되면서 순간적으로 큰 전류가 흐르는데 이게 쌓이면 부품에 부담이 갑니다. 다만 이건 하루에 수십 번씩 껐다 켜는 수준일 때 이야기고, 하루 두세 번 정도로는 파워가 수명을 다하기 전에 사용자가 먼저 컴퓨터를 바꾸게 됩니다.
껐다 켜지 말라는 말이 예전에 특히 강했던 건 기계식 하드디스크 때문이었어요. 원판이 멈췄다 다시 돌고 헤드가 오르내리는 과정이 반복되니 마모가 실제로 쌓였거든요. 요즘은 대부분 에스에스디라 움직이는 부품이 없어서 그 부분 걱정은 거의 사라졌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나눠 씁니다. 자리 비우는 시간이 삼십분 안쪽이면 절전, 두세 시간 넘어가면 종료나 최대 절전으로요. 절전은 램에만 전기를 조금 물려두는 방식이라 몇 초면 하던 작업 그대로 돌아오고, 그 상태의 소비 전력도 몇 와트 수준이라 요금 차이는 체감이 안 됩니다.
화면보호기는 아예 끄시고 대신 디스플레이 전원 끄기 시간만 짧게 잡아두시는 걸 권해요. 액정은 잔상이 눌어붙던 예전 브라운관이 아니라서 화면보호기가 실제로 보호해 주는 게 없습니다.
관리 이야기가 나온 김에 하나만 더 보태면, 윈도우는 종료를 눌러도 빠른 시작 기능 때문에 커널이 통째로 잠자기 파일에 저장됩니다. 그래서 종료를 자주 한다고 시스템이 깨끗해지지는 않아요. 뭔가 느려졌다 싶으면 종료 말고 다시 시작을 눌러야 처음부터 새로 올라갑니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면 충분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