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단 하루 동안 원하는 나이의 체력과 외모로 살아볼 수 있다면, 저는 젊고 에너지가 넘치는 시절이 아닌 지금 저희 부모님의 나이로 하루를 지내보고 싶습니다.
보통은 가장 빛나고 체력이 좋았던 어린 시절이나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모습을 궁금해하기 마련이지만, 저는 늘 묵묵히 저를 챙겨주시는 부모님의 일상이 어떤 무게를 지니고 있는지 직접 체감해 보고 싶기 때문입니다. 이제 막 스물한 살이 되어 어른으로서의 삶을 고민하면서도 여전히 부모님의 품을 찾고 투정을 부리며 의지하는 제 모습과 달리, 부모님은 그 긴 시간 동안 어떻게 이 모든 책임감을 감당해 오셨을지 궁금해지곤 합니다.
부모님의 나이가 되어 그분들과 똑같은 체력과 신체적 변화를 겪어본다면, 평소에 무심코 지나쳤던 어깨가 결리다거나 피곤하다는 말씀이 얼마나 고단한 삶의 흔적인지 뼈저리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루 동안 부모님의 시선과 몸으로 세상을 겪고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온다면, 앞으로 부모님을 대하는 제 마음가짐이 완전히 달라져 있을 것입니다. 언제나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신 그 사랑을 머리가 아닌 온몸으로 공감하며, 앞으로는 조금 더 다정하고 속 깊은 딸이 되어드리고 싶다는 것이 제가 부모님의 나이를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