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이면 이미 만성 이명(chronic tinnitus)의 범주에 들어선 상태입니다. 통상적으로 3개월을 기준으로 급성과 만성을 나누는데, 그 경계를 훌쩍 넘겼죠.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조용한 환경이나 수면 중에만 의식된다는 건, 뇌가 이미 어느 정도 habituation(습관화)을 진행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이게 나쁜 건 아닙니다. 오히려 TRT(Tinnitus Retraining Therapy, 이명 재훈련 치료)나 인지행동치료가 목표로 하는 상태가 바로 이 지점이거든요. 소리는 있지만 일상에서 의식되지 않는 수준으로 뇌가 필터링하도록 훈련하는 거니까요.
다만 걱정되는 건 따로 있습니다. 이명이 고착화된다는 표현을 쓰셨는데, 진짜 문제는 이명 자체가 고착되는 게 아니라 이명을 일으킨 원인이 아직 해결되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을 가능성입니다. 40대 남성에서 5개월 지속 이명이라면, 저주파 대역의 청력 손실이 동반된 경우도 적지 않고, 메니에르병(Ménière's disease)처럼 청력 변동과 어지럼이 함께 오는 질환의 초기 증상일 수도 있어서요. 이명만 있고 어지럼이나 청력 저하가 전혀 없다면 상대적으로 단순한 경과일 가능성이 높지만, 그 여부를 확인하는 게 먼저입니다.
지금 단계에서 꼭 받으셔야 하는 건 순음청력검사(Pure Tone Audiometry)와 어음명료도 검사입니다. 이걸 하지 않은 상태라면 이명의 원인 구조 자체를 모르는 채 지내고 계신 겁니다. 이비인후과 또는 이과(耳科) 전문의 진료가 필요하고, 검사 결과에 따라 치료 방향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이미 익숙해졌다고 해서 안심하고 두기보다는, 원인 파악을 한 번은 제대로 해두시는 편이 낫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