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 전에 배수필터까지 청소하셨는데 또 뜬다니 답답하시겠어요. 필터가 깨끗한데도 OE가 계속 뜬다면, 막힌 지점이 필터보다 뒤쪽일 가능성이 큽니다.
제일 먼저 볼 건 필터를 열 때 물이 얼마나 쏟아지는가예요. 콸콸 쏟아지면 드럼에서 물은 잘 내려왔는데 펌프가 못 밀어내는 상황(임펠러에 머리카락이나 실밥이 감겼거나 펌프 힘이 죽은 경우)이고, 반대로 찔끔 나오면 드럼 아래 굵은 고무호스가 막힌 겁니다. 이 구간은 필터를 아무리 청소해도 손이 닿지 않는 곳이에요.
다음은 배수호스입니다. 벽 배수구에 너무 깊이 꽂혀 있거나, 세탁기 뒤에서 눌려 꺾였거나, 호스가 바닥 기준 1미터 넘게 올라가 있으면 배수 시간이 길어져 에러로 잡힙니다. 호스를 빼서 양동이에 받아보면 확실해요. 양동이에는 잘 빠진다면 세탁기가 아니라 집 배수구가 막힌 쪽입니다.
배수가 시작되는 타이밍에 세탁기 앞에 귀를 대고 위잉 하는 펌프 소리가 나는지도 확인해 보세요. 소리조차 안 나면 펌프나 배선, 기판 쪽 문제이고, 소리는 나는데 물이 안 빠지면 이물이나 임펠러 쪽이라 원인이 꽤 좁혀집니다.
고무패킹과 잔수 고이는 곳에 흙 같은 게 자꾸 쌓이는 건, 이전 사용자 때부터 드럼 밑에 눌어붙어 있던 세제 찌꺼기와 슬러지가 조금씩 떨어져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통세척 코스로는 잘 안 빠지고, 그게 결국 배수 경로로 흘러가 펌프 앞에 뭉치기도 하고요.
정리하면 에러 자체는 배수 부품 문제라 서비스 기사 진단이 정석이지만, 중고로 세 달 쓰면서 이물이 계속 나오는 상황이라면 펌프와 호스까지 분리해 씻어주는 사설 분해청소가 원인 제거와 위생을 한 번에 해결해 줄 수도 있습니다. 다만 업체마다 편차가 크니 후기 확인은 꼭 하세요. 당장은 헹굼이 끝난 뒤 탈수만 다시 돌려 물이라도 빼두시고, 빨래 전에 빈 통으로 헹굼을 한 번 돌려 이물을 흘려보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