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냐 안 쓰냐보다 어디에 쓰고 어디에 안 쓰느냐가 갈리는 것 같습니다. 저도 꽤 쓰는 편인데 처음 몇 달과 지금은 쓰는 방식이 완전히 달라졌어요. 처음엔 뭐든 물어봤다가, 지금은 물어보면 안 되는 영역이 정리돼서 그쪽은 아예 안 씁니다.
잘 맞는 건 초안 만들기입니다. 메일이나 공지문처럼 형식이 정해진 글은 빈 화면 앞에서 헤매는 시간을 없애주거든요. 번역이나 긴 문서 요약, 오류 메시지 해석 같은 것도 좋고요. 이것들의 공통점은 결과가 맞는지 제가 바로 확인할 수 있다는 겁니다.
반대로 안 쓰는 건 최신 정보 확인이나 숫자, 법이나 의료처럼 틀리면 곤란해지는 영역입니다. 모르면 모른다고 하는 게 아니라 그럴듯하게 지어내는데 그게 너무 자연스러워서 그냥 넘어가기 쉽습니다. 저는 출처를 물어보고 그 출처를 직접 열어보는 습관을 들였는데, 존재하지도 않는 링크를 만들어낸 적도 있었어요.
쓰는 방법도 좀 달라졌습니다. 질문을 짧게 던지면 뻔한 답이 오고, 상황과 조건과 원하는 형식까지 같이 주면 결과가 확 달라지더라고요. 답이 별로일 때는 대체로 제가 물어본 방식이 부실했던 경우였습니다. 한 번에 끝내려 하지 말고 나온 답을 놓고 이 부분을 이렇게 고쳐달라고 이어가는 쪽이 훨씬 낫습니다.
주변을 보면 나이 차이보다 하는 일의 차이가 큰 것 같습니다. 글이나 자료를 많이 다루는 분들은 이미 매일 쓰고 계시고, 몸으로 하는 일을 하시는 분들은 번역이나 검색 대용으로만 가끔 쓰시더라고요. 필요가 있는 자리에서만 자리를 잡은 셈입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조심하는 건 생각까지 대신 시키는 겁니다. 정리해 달라고 하면 당장은 편한데 그러다 보면 내가 뭘 모르는지조차 모르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결론은 제가 먼저 내고 그다음에 반박해 보라고 시키는 식으로 씁니다. 이렇게 하면 도구로 남고, 순서를 반대로 하면 제가 도구가 되는 느낌이라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