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

고추의 캡사이신과 달리 고추냉이의 매운맛이 코를 찌르듯 자극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고추의 캡사이신과 달리 고추냉이의 매운맛이 코를 찌르듯 자극하는 이유를, 입안의 수분과 반응하여 생성되는 '알릴 이소티오시아네이트'라는 작은 유기 분자의 높은 휘발성과 후각 수용체 결합 특성으로 설명해 주세요.

2개의 답변이 있어요!

  • 안녕하세요. 이충흔 전문가입니다.

    고추냉이 특유의 쏘는 맛은 세포 속에 있던 글루코시놀레이트 성분이 칼에 갈리거나 씹히는 과정에서 미로시나아제라는 효소와 만나며 시작됩니다. 이때 입안의 수분이 촉매 역할을 하여 알릴 이소티오시아네이트라는 유기 화합물을 만들어냅니다.

    ​이 분자는 고추의 캡사이신과는 물리적 성질이 크게 다릅니다. 캡사이신은 분자 구조가 크고 무거워 혀에 머물며 뜨거운 통증을 유발하지만, 알릴 이소티오시아네이트는 분자량이 매우 작고 가벼운 유기 분자라 휘발성이 굉장히 강합니다. 그래서 입안에서 생성되자마자 기체 상태로 변해 목 뒤의 비강을 타고 코로 빠르게 올라가게 됩니다.

    ​코 점막에 도달한 이 휘발성 분자들은 통각을 담당하는 TRPA1 수용체와 결합합니다. 이 수용체는 화학적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뇌에 즉각적인 신호를 보내는데, 이것이 우리가 흔히 느끼는 코가 뻥 뚫리거나 찡한 느낌의 실체입니다. 결과적으로 수분과 반응해 만들어진 작고 가벼운 분자가 기화되어 코 내부의 수용체를 직접 자극하기 때문에, 입안에만 머무는 매운맛과는 전혀 다른 입체적인 자극을 경험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 자극은 휘발성이 높은 만큼 공기 중으로 금방 흩어지기에 고추의 매운맛보다 훨씬 빨리 사라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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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택된 답변
  • 안녕하세요.

    매운맛이라고 느끼는 자극은 모두 같은 방식으로 발생하는 것은 아닌데요, 예를 들어 고추의 매운맛과 고추냉이의 매운맛은 전혀 다른 화학물질과 감각 전달 경로를 사용합니다. 고추의 매운맛은 주로 캡사이신 때문인데, 캡사이신은 비교적 크고 지용성 성질이 강한 분자인데요, 이 물질은 입안이나 혀의 감각신경에 존재하는 TRPV1 수용체에 결합하여 실제로 뜨거운 자극을 받은 것처럼 신경계를 활성화합니다. 그래서 고추를 먹으면 혀와 입안이 화끈거리거나 타는 듯한 열감이 오래 지속됩니다. 반면 고추냉이, 겨자, 양고추냉이의 매운맛은 다른 방식으로 나타나는데요, 우선 고추냉이 조직이 갈리거나 씹히면 세포가 파괴되면서 원래 분리되어 있던 전구물질과 효소가 만나게 됩니다. 이때 식물 속 글루코시놀레이트 계열 물질이 효소 반응을 거쳐 알릴 이소티오시아네이트라는 작은 유기 분자를 생성되며, 이 반응은 입안의 수분이 존재할 때 더 쉽게 진행되다보니 우리가 고추냉이를 씹는 순간 특유의 자극 성분이 빠르게 만들어집니다.

    다음으로 알릴 이소티오시아네이트의 가장 큰 특징은 분자량이 작고 휘발성이 매우 높다는 점인데요, 이는 생성된 직후 쉽게 기체 상태로 공기 중에 퍼질 수 있습니다. 우리가 고추냉이를 먹으면 이 분자들이 입안에서 증발하여 입과 코를 연결하는 비인두 공간을 따라 빠르게 비강으로 이동하며, 그 후 코 점막과 후각계 주변의 감각 신경을 강하게 자극하게 됩니다. 특히 이 물질은 후각계뿐 아니라 자극성 화학물질을 감지하는 TRPA1 수용체에도 작용하고, TRPA1은 코, 입, 눈 주변의 삼차신경 말단에 많이 존재하는데, 자극성 화학물질이나 차가운 자극에 반응하는 수용체입니다. 따라서 고추냉이를 먹으면 혀가 뜨겁게 타는 느낌보다는 코 안쪽이 순간적으로 뚫리거나 찌르는 듯한 느낌, 눈물이 날 것 같은 강한 자극이 나타납니다. 또한 알릴 이소티오시아네이트는 휘발성이 높아서 공기 중으로 빠르게 사라지기 때문에 자극도 비교적 짧고 순간적으로 강하게 느껴지는 것이며, 반면에 캡사이신은 휘발성이 낮고 지방 친화적이어서 점막에 오래 머물며 화끈거림이 지속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