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선택지를 이백사십오만원 대 벽걸이값으로 놓고 저울질하고 계신데, 그 저울이 조금 기울어 있습니다. 창호 백오십만원은 에어컨 때문에 나가는 돈이 아니거든요. 구십년대 나무 창틀이면 에어컨이 없어도 겨울 외풍과 결로로 매년 새는 비용이고, 바꾸면 집에 남습니다. 에어컨 몫만 떼면 실제 비교는 구십오만원 대 벽걸이값입니다.
나무 창틀에 창문형이 안 되는 것도 취향이 아니라 규격 문제라, 교체 판단 자체는 맞게 하셨습니다. 창문형은 창짝 레일에 얹은 뒤 브라켓을 창틀에 물려 고정하는데, 나무틀은 레일 높이가 규격에 어긋나고 나사를 박아도 삼십킬로 안팎을 목재가 잡아 주지 못합니다.
실외기 쪽은 질문에 이미 답이 들어 있습니다. 그 방향 집에 한 곳도 없다고 하셨지요. 취향 문제라면 한 집쯤은 달았을 겁니다. 하나도 없다는 건 개인 선택이 아니라 구조나 규약으로 막혀 있다는 뜻입니다.
구십년대 설계는 실외기 자리와 배관 구멍을 애초에 안 넣은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면 외벽에 앵커를 박아 받침대를 달아야 하는데, 외벽은 세대 소유가 아니라 공용부분이라 임의로 손대지 못합니다. 게다가 정문과 주차장 쪽은 낙하 위험과 응축수 민원이 바로 걸리는 자리고요.
관리사무소에 여쭙는 걸 부담스러워하시는데, 이건 허락을 구하는 일이라기보다 나중에 떼이지 않기 위한 절차입니다. 동의 없이 달았다가 민원이 들어오면 철거 비용까지 본인 몫이 됩니다. 물어보면 대개 여기는 안 되고 저쪽은 된다는 실무 답이 오는데, 지금 필요한 게 정확히 그 한 마디입니다.
거실 쪽으로 돌리는 안은 배관 길이를 먼저 보셔야 합니다. 기본 배관이 보통 삼 미터에서 오 미터라 현관을 피해 우회하면 초과분 추가비가 붙고, 길고 많이 꺾일수록 냉방 능력이 떨어집니다. 높이 차 제한도 있으니 계약 전에 실측부터 요청하세요.
끝으로 이동식은 배기 덕트로 실내 공기를 밖으로 버리는 구조라 그만큼 더운 바깥 공기가 문틈으로 빨려 들어옵니다. 창문형도 압축기가 창문에 붙어 있어 입구방이 잠자는 방이면 소음이 고스란히 들어오고요. 구축은 방에 에어컨 전용 회로가 없는 경우가 흔하니 콘센트 회로도 같이 확인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