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단정한스라소니199
조용하던 고양이가 늦은 밤만 되면 갑자기 온 집안을 미친 듯이 우다다 뛰어다니는 이유는 뭘까요?
얌전하게 잠만 자던 반려묘가, 가족들이 자려고 불을 끄는 늦은 밤만 되면 갑자기 눈이 커져서 거실과 방을 사방팔방 미친 듯이 뛰어다닙니다. 이른바 '우다다'라고 불리는 이 행동이, 야행성 포식자로서 사냥 본능이 남아있어 넘치는 에너지를 주체하지 못해 터져 나오는 건가요? 층간소음도 걱정되는데 왜 유독 밤에만 이러는지 고양이의 진짜 심리가 궁금합니다.
1개의 답변이 있어요!
안녕하세요. 임형준 수의사입니다.
고양이가 밤에 갑자기 우다다 뛰는 행동은 대부분 정상적인 에너지 분출과 사냥 본능이 섞여 나타나는 행동입니다. 고양이는 완전한 야행성이라기보다 해질 무렵과 새벽에 활동성이 높아지는 동물에 가깝습니다. 낮 동안 잠을 많이 자고 에너지를 아껴 두었다가 집이 조용해지고 불이 꺼지는 시간대에 갑자기 각성이 올라오면, 사냥하듯 뛰고 방향을 바꾸고 숨었다가 튀어나오는 행동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히 실내에서만 지내는 고양이는 실제 사냥을 할 기회가 없기 때문에 남은 에너지가 놀이 형태로 터져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호자 입장에서는 미친 듯이 뛰는 것처럼 보이지만, 고양이 입장에서는 사냥감을 발견하고 추적하고 도망치는 과정을 혼자 재현하는 놀이일 수 있습니다. 낮에 잠을 오래 자고 저녁 시간에 충분히 놀지 못한 아이일수록 밤에 우다다가 심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 하나 흔한 이유는 보호자의 생활 패턴입니다. 가족들이 자려고 불을 끄고 집안이 조용해지는 순간, 고양이에게는 오히려 움직이기 좋은 시간이 됩니다. 낮에는 사람 움직임이나 소음이 많아 쉬고 있다가, 밤이 되면 환경이 조용해져 탐색 행동과 놀이 행동이 올라오는 것입니다. 여기에 보호자가 놀라서 반응하거나 말을 걸면, 고양이는 밤에 뛰면 관심을 받는다고 학습할 수도 있습니다.
층간소음이 걱정된다면 핵심은 밤에 혼내는 것이 아니라 저녁 시간에 에너지를 미리 빼주는 것입니다. 자기 전 15분에서 20분 정도 낚싯대 장난감으로 사냥놀이를 해주고, 마지막에는 잡게 해준 뒤 소량의 간식이나 사료를 주는 방식이 좋습니다. 사냥하고, 잡고, 먹고, 그루밍하고, 쉬는 흐름을 만들어주면 밤에 갑자기 뛰는 행동이 줄어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낮 동안에는 캣타워, 숨숨집, 창밖 보기 자리, 퍼즐 피더처럼 혼자 에너지를 쓰고 탐색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주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고양이 스트레스 관리에서 놀이, 휴식 공간, 선호 장난감, 환경 변화 여부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내용도 소동물 내과 교과서에서 강조됩니다.
다만 모든 우다다가 정상 행동인 것은 아닙니다. 나이가 많은 고양이가 갑자기 밤에 심하게 뛰거나 울거나 잠을 못 자는 모습이 새로 생겼다면 갑상샘기능항진증, 통증, 고혈압, 인지기능 저하, 불안 문제도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노령묘에서 체중 감소, 식욕 증가, 물을 많이 마심, 구토, 설사, 털 상태 변화, 과도한 흥분이 함께 보이면 갑상샘기능항진증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질환은 8세 이상 고양이에서 흔하고, 체중 감소와 과식, 안절부절못함, 과활동성이 대표적인 증상으로 설명됩니다.
또 노령묘가 낮에는 자고 밤에는 깨서 돌아다니거나 울고, 방향감각이 떨어지거나 예전과 다른 행동을 보인다면 인지기능 저하도 감별해야 합니다. 신경학 교과서에서도 노령 반려동물의 인지기능 저하에서는 낮과 밤이 바뀌는 수면 주기 변화, 밤중 각성, 배회, 불안, 야간 울음 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따라서 젊고 건강한 고양이가 늘 해오던 우다다라면 정상적인 놀이와 사냥 본능에 가까운 행동으로 보셔도 됩니다. 하지만 최근 갑자기 심해졌거나, 체중 변화나 식욕 변화, 물 마시는 양 증가, 구토, 설사, 숨이 차 보임, 절뚝거림, 밤중 울음, 배뇨 변화가 같이 있다면 단순한 장난으로 보지 말고 병원에서 검진을 받아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노령묘라면 혈액검사, 갑상샘 호르몬 검사, 혈압 측정, 통증 평가 정도는 확인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참고문헌
Nelson RW, Couto CG. Small Animal Internal Medicine, 5th ed. Feline hyperthyroidism and feline environmental management sections.
Dewey CW, da Costa RC. Practical Guide to Canine and Feline Neurology, 3rd ed. Cognitive dysfunction and sleep wake cycle chan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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