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유병에 대해서 제가 이해한게 맞는지를 비롯하여 질문드립니다.

성별

남성

나이대

20대

안녕하세요. 그동안 답변 받은거랑 제가 알고 있던 거를 종합하면 몽유병은 얕은 잠이 아닌 잠의 가장 깊은 3단계 단계에서 발생하는 수면 장애 중 하나로 단순한 눈깜빡임은 물론이고 졸거나 얕은 잠에서는 발생하기 어려운게 맞나요? 그리고 추가로 궁금한건 이 3단계 수면이라는게 잘 와닿지가 않는데 어떤 수면 상태를 3단계라 하는 걸까요? 막 버스같은데서 졸다가 너무 푹 자서 종점까지 가는 이런건 3단계지만 평소 내리던 정류장 언저리에서 흠칫하고 깨는건 3단계가 아니고 이런식인걸까요?

2개의 답변이 있어요!

  • 이해하신 방향이 대체로 맞습니다. 몽유병(sleepwalking)은 비렘(non-REM) 수면 3단계, 즉 서파수면(slow-wave sleep)에서 발생합니다. 얕은 졸음이나 1단계, 2단계 수면에서는 몽유병이 생기지 않습니다.

    버스 예시가 꽤 직관적으로 잘 맞아 떨어집니다. 정류장 근처에서 흠칫 깨는 건 1단계 수면으로, 외부 자극에 즉각 반응하는 얕은 상태입니다. 반면 종점까지 가버리는 경우는 3단계에 가깝다고 볼 수 있는데, 다만 버스에서 3단계까지 진입하는 건 사실 쉽지 않습니다. 소음과 진동이 있는 환경에서는 대부분 1단계에서 2단계 사이를 오가는 경우가 많거든요. 비유로서는 좋은 예시입니다.

    3단계 수면의 특징을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드리면, 이 단계에서는 뇌파가 느리고 큰 진폭의 델타파(delta wave)로 바뀌고, 심박수와 호흡이 느려지며, 근육은 이완되지만 완전히 마비되지는 않습니다. 바로 이 지점이 핵심인데, 렘(REM) 수면 중에는 뇌는 활발하지만 근육이 거의 마비 상태라 몸을 움직이기 어렵습니다. 반면 3단계에서는 근육이 움직일 수 있는 상태인데 의식은 깊이 잠겨있어서, 뇌의 일부가 각성 상태로 전환되다가 불완전하게 깨어나면 몽유병 행동이 나타나는 겁니다. 깨워도 잘 안 깨어나고, 깨어나더라도 본인은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그래서 몽유병 환자에게 가장 위험한 시간대는 잠든 후 1시간에서 2시간 사이입니다. 3단계 수면이 이 시간대에 가장 집중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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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택된 답변
  • 안녕하세요. 김지우 의사입니다.

    “몽유병 = 무조건 가장 깊은 잠에서만 발생”이라는 설명은 절반만 맞고, 지금은 더 정교하게 이해하는 게 맞다.

    수면은 현재 기준(AASM)으로 크게 NREM 3단계 + REM 수면으로 나뉜다.

    N1: 잠이 막 들기 시작한 얕은 단계. 쉽게 깨고, 생각이 이어지다 끊기는 느낌이 흔하다.
    N2: 본격적인 수면 상태. 전체 수면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뇌파가 느려지고, 외부 자극에 대한 반응이 줄어든다.
    N3: “서파수면(slow-wave sleep)”이라고 부르는 가장 깊은 NREM 수면이다. 깨우기 어렵고, 각종 신체 회복 기능이 활발하다.

    여기서 몽유병(수면보행증)은 전통적으로 N3 수면에서 발생하는 “각성장애(arousal disorder)”로 분류된다. 핵심 기전은 “완전한 각성이 아니라, 뇌의 일부만 깨어나는 부분각성 상태”다. 즉, 몸은 움직이는데 의식과 인지 기능은 거의 꺼져 있는 상태다.

    다만 중요한 포인트가 하나 있다.
    몽유병은 “깊은 잠에서만 발생”이라기보다 “N3에서 가장 흔하지만, N2에서도 일부 발생 가능”으로 보는 게 현재 임상적 이해다. 그리고 REM 수면과는 거의 관련이 없다(REM 행동장애는 별개 질환).

    질문에 나온 “버스에서 잠드는 상황”을 단계로 해석해 보면:

    • 살짝 졸다가 금방 깨는 것 → 대부분 N1 또는 N2 초입

    • 어느 순간 깊게 잠들어 종점까지 감 → N2 또는 N3까지 진입했을 가능성

    • “흠칫 깨는” 반응 → 수면 단계와 관계없이, 외부 자극이 뇌의 각성 시스템을 순간적으로 깨운 것 (이건 단계 판정 기준으로는 의미가 약함)

    핵심은 이거다.
    “얼마나 오래 잤는지 / 어디까지 이동했는지”로 N3 여부를 판단할 수는 없다. N3는 EEG(뇌파)에서 델타파 비율로 판단하는 생리학적 개념이라, 체감 기준과는 잘 맞지 않는다.

    정리하면:

    • 몽유병은 주로 N3 수면에서 발생하는 부분각성 상태

    • 하지만 N3만의 전유물은 아니고 N2에서도 가능

    • “깊게 잤다 / 종점까지 갔다”는 체감은 수면 단계 판정 기준이 아님

    • 깜짝 깨는 반응은 수면 단계라기보다 각성 자극 반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