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합사과정 질문드려요 조언 및 충고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두 고양이를 합사한 지 이제 75일째입니다.
🐱 첫째: 3살 (성묘)
🐾 둘째: 4개월 (아깽이)
합사 초기에 첫째가 식욕이 거의 없어지고 무기력해졌었는데,
요즘은 식욕은 어느 정도 회복됐어요.
하지만 여전히 조금 무기력한 편이고,
둘째가 온 이후로 거의 울지 않게 됐어요.
행동 면에서는,
서로 마주치면 우다다 하며 쫓고 쫓기지만 공격성은 없습니다.
둘째가 첫째에게 다가가거나 냄새를 맡으려 하면
첫째가 하악질하고 으르렁거립니다.
평소에는 첫째가 둘째를 피하고,
특히 둘째가 제 침대 위에 있을 때는
첫째가 제 방 자체를 아예 안 들어옵니다.
이런 경우, 첫째가 아직 적응 중인 ‘정상 과정’일까요?
아니면 스트레스가 꽤 누적된 상태로 봐야 할까요?
혹시 비슷한 경험 있으신 분들,
또는 첫째의 마음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될 만한 방법이 있다면
조언 부탁드립니다 🙏
안녕하세요. 신상윤 수의사입니다.
지금 말씀하신 상황은 합사 후 약 2개월 반 정도 경과된 시점에서 첫째 고양이가 여전히 거리감을 보이고, 긴장 반응을 유지하고 있는 ‘적응 지연 단계’로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이상 반응이라기보다, 첫째의 성향과 성숙도, 둘째의 활발한 아깽이 행동이 맞물리면서 생긴 사회적 스트레스 누적 상태로 이해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성묘와 아깽이의 합사는, 단순한 ‘서로 익숙해지기’가 아니라 서열과 공간 우선권을 재조정하는 사회적 적응 과정입니다. 첫째 고양이가 식욕 저하와 무기력을 보였던 것은 초기 스트레스의 전형적인 반응이며, 현재 어느 정도 식욕이 돌아온 것은 환경에 익숙해지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다만 여전히 하악질을 하거나 방을 피하는 것은 공간 침범에 대한 불안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신호로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둘째가 침대 위나 방 안처럼 첫째가 ‘보호자와 함께 있던 영역’을 차지할 때 회피 반응이 강해진다면, 이는 사회적 위축보다는 영역 주도권 상실로 인한 회피성 스트레스로 판단됩니다.
자택에서는 우선 첫째가 안정감을 되찾을 수 있도록 공간 분리와 시각적 차폐를 일정 기간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첫째가 쉴 때는 둘째의 접근이 불가능하도록 하고, 각자 별도의 식사 공간과 휴식처를 확보해 주시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원칙입니다. 또한 둘째가 접근하지 않는 구역에서 보호자와 첫째가 단독으로 보내는 시간을 늘려 주면, 첫째의 자신감과 영역 안정감이 회복됩니다. 페로몬 디퓨저를 사용하는 것도 환경적 긴장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둘째는 아직 사회화 단계의 어린 개체이기 때문에 호기심이 많고 움직임이 빠르며, 이런 행동이 첫째에게 지속적인 자극으로 작용합니다. 따라서 보호자 개입이 필요하며, 서로 마주쳤을 때 즉시 놀이나 간식 등 긍정적 자극을 연계시켜주면 상대 존재에 대한 인식을 서서히 긍정적으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하악질이 줄어들고, 일정 거리에서 함께 있을 수 있게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완전한 공존은 개체 성향에 따라 3~6개월 이상 걸릴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추가 문의 사항 있으신 경우 댓글 적어주세요.
추가로, 정확한 성향 평가와 환경 조정 방법은 반드시 수의사 혹은 행동전문가의 상담을 통해 직접 확인하셔야 합니다.
고양이 합사 75일 차에 나타나는 첫째 고양이의 무기력함, 울음소리 감소, 둘째 고양이에 대한 하악질과 으르렁거림, 특정 공간 회피 행동 등은 합사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적응하고 있는 모습일 수 있으며, 정상 과정과 스트레스 누적 상태의 경계에 있다고 보입니다. 합사 초기보다는 나아졌지만, 첫째 고양이가 둘째 고양이를 피하거나 방을 회피하는 행동은 심리적 불편함을 나타내므로, 안정적인 적응을 위해 첫째 고양이에게 독립적인 공간을 충분히 제공하고, 둘째와 분리된 상태에서 충분한 시간을 함께 보내며 긍정적인 경험을 만들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