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
기억상실은공식인가
아리랑은 왜 지역마다 가락이 조금씩 다른가요?
아리랑이 정선아리랑, 진도아리랑처럼 지역별로 다른 버전이 있다고 배우는데, 같은 노래인데 왜 지역에 따라 이렇게 다른 형태로 전해지고 발전하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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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강경원 전문가입니다.
아리랑은 원래 한 사람이 작곡한 노래가 아니라, 수백 년 동안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민요이기 때문에 지역마다 자연스럽게 다른 모습으로 발전했습니다.
크게 보면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1. 입으로 전해졌기 때문입니다. 예전에는 악보나 녹음이 없었습니다. 사람들이 직접 듣고 기억해서 불렀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가락과 가사가 조금씩 바뀌었습니다. 마치 옛날이야기가 전해질수록 조금씩 달라지는 것과 비슷합니다.
2. 지역마다 생활환경이 달랐습니다. 산간 지역, 평야, 섬처럼 환경이 다르다 보니 사람들의 삶과 감정도 달랐습니다. 그래서 같은 '아리랑'이라도 지역의 풍경과 정서를 담아 새로운 가사와 선율이 만들어졌습니다.
정선아리랑은 강원도 산골 사람들의 한(恨)과 소박한 삶이 담겨 있고,
진도아리랑은 남도의 흥과 구성진 가락이 특징이며,
밀양아리랑은 경쾌하고 힘찬 분위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3. 부르는 목적이 달랐습니다. 아리랑은 단순한 감상용 노래가 아니라 노동요, 놀이 노래, 잔치 노래, 길을 걸으며 부르는 노래 등 다양한 상황에서 불렸습니다. 목적에 따라 템포와 분위기가 달라지면서 각 지역만의 개성이 생겼습니다.
4. 지역의 음악적 특징이 반영되었습니다. 우리나라 각 지역에는 고유한 음악 어법이 있습니다.
강원도는 길고 담담한 선율,
전라도는 꺾는 음과 풍부한 장식,
경상도는 씩씩하고 빠른 리듬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런 특징이 아리랑에도 그대로 녹아들었습니다.
결국 '아리랑'은 하나의 노래라기보다 '아리랑'이라는 공통 후렴을 가진 거대한 노래 가족이라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현재 전해지는 아리랑은 지역별·파생형까지 합치면 60여 종, 가사는 3,000여 수 이상이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정선아리랑, 진도아리랑, 밀양아리랑은 어느 하나가 '원본'이고 나머지가 '변형'이라기보다는, 각 지역 사람들이 자신들의 삶과 문화를 담아 오랜 세월 함께 만들어 온 각기 독립적인 전통으로 이해하는 것이 맞습니다. 이러한 다양성과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아 아리랑은 2012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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