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가 되어 보니 장례식은 결국 "얼마를 했느냐"보다 "마음을 어떻게 전했느냐"가 더 오래 남더군요.
저라면 질문자님 같은 상황이라면 너무 억지로 무리해서 가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전라도 끝에서 출장 중이고, 친구는 경상도에 있다면 현실적으로 당일 조문이 쉽지 않은 경우가 많으니까요. 괜히 이동하다가 업무에도 차질이 생기고 몸만 지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전에 저도 친했던 친구 아버님이 돌아가셨을 때 지방 출장 중이라 장례식에 가지 못한 적이 있었습니다. 대신 바로 전화를 해서 "직접 가서 얼굴 뵙고 인사드려야 하는데 상황이 안 돼 너무 미안하다. 마음으로라도 함께하겠다"고 말하고 부조금을 보냈습니다. 나중에 친구를 따로 만나 식사하면서 한 번 더 위로를 전했고, 친구도 충분히 이해해 주더군요.
더구나 몇 년 동안 연락이 뜸했어도, 한때 친구 부모님께서 잘 챙겨주셨던 분이라면 전화 한 통과 진심 어린 위로의 말, 그리고 부조금만으로도 예의는 충분히 갖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장례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얼굴을 비추는 것 자체보다 슬픔을 함께 나누려는 마음입니다. 친구에게는 짧게라도 "직접 가지 못해 정말 미안하다. 마음으로 함께하고 있다. 힘내라."라고 전해 주세요.
26살이면 아직 이런 일을 겪으며 하나씩 배워가는 나이입니다. 너무 죄책감 갖지 마시고,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진심을 전하시면 충분합니다. 저였다면 그렇게 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