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충흔 전문가입니다.
질문자님의 아드님 호기심이 아주 뛰어나네요. 똑같이 우리 폐 속에서 나오는 36.5도의 따뜻한 공기인데도 입 모양에 따라 온도가 완전히 다르게 느껴지는 것은 공기의 속도, 주변 공기와의 섞임, 그리고 증발열이라는 원리가 작동하기 때문입니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해 드릴게요.
우선 입을 넓게 벌리고 하~ 하고 부는 경우에는 공기가 통과하는 통로가 넓어지면서 유속이 매우 느려지고 천천히 밀려 나오기 때문에 주변을 둘러싼 방 안의 차가운 공기를 끌어들이지 않고 독립된 흐름을 유지합니다. 그 결과 폐에서 나온 따뜻한 공기가 중간에 식거나 다른 공기와 섞이지 않은 채 손등에 그대로 도달하므로, 우리는 체온에 가까운 온기를 온전히 느끼게 됩니다.
반면 입술을 작고 좁게 오므려 호~ 하고 불 때에는 물리적으로 완전히 다른 현상이 일어납니다. 좁은 구멍을 통해 많은 양의 공기를 밀어내다 보니 바람의 속도가 폭발적으로 빨라지는데, 이렇게 빠른 공기 줄기는 주변의 기압을 낮추면서 주위에 있던 방 안의 차가운 공기를 대량으로 함께 휩쓸고 나아가는데, 결과적으로 손에 도달하는 바람은 입에서 나온 따뜻한 공기보다 주변의 차가운 공기 비율이 훨씬 높아져 시원하게 느껴지게 됩니다. 여기에 더해 빠른 바람이 피부에 닿으면서 표면의 미세한 수분을 순간적으로 증발시키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액체가 기체로 변할 때 주변의 열을 빼앗아 가는 증발열 작용이 일어나면서 우리 피부 감각은 실제 공기 온도보다 한층 더 시원함을 자각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