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맘 먹고 비싼 그라인더도 사고, 갓 로스팅한 원두를 공기 하나 안 통하는 진공 밀폐 용기에 넣어뒀거든요. 근데 뚜껑을 열 때마다 향이 확확 줄어들더니 한 달 뒤엔 그냥 쓴맛 나는 콩이 되어버렸어요. 커피콩 안에 갇혀 있던 이산화탄소가 빠져나가면서 향기 분자(아로마)를 다 데리고 도망가는 건지, 시간이 뺏어가는 향을 막을 방법은 진짜 없는 걸까요?
밀폐 용기에 보관하더라도 뚜껑을 열 때마다 유입되는 산소가 원두의 지방 성분을 산패시키고 향을 변질시킵니다. 또한 원두 내부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면서 섬세한 향기 성분을 함께 밖으로 밀어내기 때문에 시간이 흐를수록 풍미가 약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가장 좋은 해결책은 번거로우시더라도 2주 이내에 소비할 만큼의 소량만 자주 구매하시는 것이 유일한 정답에 가깝습니다. 만약 대량으로 남았다면 지퍼백에 소분하여 냉동 보관한 뒤, 실온에서 완전히 해동한 후 개봉하면 향을 훨씬 오래 보존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