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학이 많이 발전한 건 맞지만, 사실 뇌는 아직도 가장 모르는 영역입니다. 암도 완치가 어려운 종류가 많고, 당뇨나 고혈압도 완치가 아닌 관리에 가깝습니다. 뇌 질환은 거기서 한 단계 더 어렵습니다.
치매, 특히 알츠하이머의 경우 수십 년간 아밀로이드 베타(Amyloid-beta)라는 단백질 덩어리를 제거하는 방향으로 신약 개발이 집중됐습니다. 그런데 임상시험에서 단백질을 줄이는 데는 성공해도 인지 기능은 별로 안 나아지는 결과가 반복됐습니다. 원인으로 지목한 것을 제거해도 병이 안 낫는다는 건, 우리가 병의 본질을 아직 제대로 모른다는 뜻입니다. 2023년 이후 레카네맙 같은 약이 조기 단계에서 진행을 약간 늦추는 효과를 보여 승인을 받긴 했지만, 완치와는 거리가 멉니다.
자폐스펙트럼은 결이 좀 다릅니다. 단일 질환이 아니라 수백 개의 유전적 변이와 환경 요인이 복합적으로 얽힌 스펙트럼입니다. 원인 자체가 사람마다 달라서 하나의 약으로 해결한다는 개념 자체가 성립하기 어렵습니다. 게다가 자폐는 뇌 발달 과정에서 형성된 신경 연결망의 구조적 차이이기 때문에, 이미 만들어진 뇌 회로를 되돌리는 건 기술적으로 현재로선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두 질환 모두 연구비와 관심이 늘고 있고, 유전체 분석과 뇌 영상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조금씩 실마리가 잡히고 있습니다. 완치는 아직 멀었지만, 조기 발견과 개입으로 삶의 질을 지키는 방향은 분명히 나아지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마음은 저도 충분히 공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