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동진 수의사입니다.
동종 간의 서로 털을 골라주는 그루밍(알로그루밍, Allogrooming)은 앵무새에게 매우 자연스럽고 유용한 사회적 행동이지만, 반드시 해야 하는 '필수적인 생존 조건'은 아닙니다.
남겨진 코뉴어의 정서적 영향과 변화
• 상실감과 우울감: 5년 이상을 매일 붙어 지내며 서로 털을 골라주던 짝이 사라졌기 때문에, 아이는 당분간 큰 허전함과 우울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울음소리가 늘거나 반대로 유난히 조용해지고, 밥을 잘 먹지 않는 등의 애도 반응을 보일 수 있습니다.
• 그루밍의 정서적 의미: 앵무새에게 털 골라주기는 단순히 깃털을 정돈하는 것을 넘어 친밀감을 확인하고 스트레스를 낮추는 중요한 교감 수단입니다. 이 행위가 갑자기 사라지면 정서적 허전함을 느끼는 것은 사실입니다.
다른 앵무새가 없더라도 보호자님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충분히 정서적 안정과 행복을 찾을 수 있습니다.
• 보호자 표 털 골라주기: 아이가 머리나 목 뒤 등 스스로 닿지 않는 곳의 가시깃(피깃)을 불편해할 때, 손가락 끝으로 살살 비벼 까주세요. 보호자님이 해주는 그루밍으로도 아이는 깊은 안정감과 유대감을 느낍니다.
• 스킨십과 교감 시간 증대: 평소보다 새장 밖에서 함께 보내는 시간을 늘려주시고, 이름을 자주 불러주며 상호작용해 주세요. 보호자님이 든든한 짝이자 사회적 파트너가 되어줄 수 있습니다.
• 풍부한 환경 제공: 혼자 있는 시간이 지루하거나 외롭지 않도록 씹고 뜯을 수 있는 장난감(장판, 파쇄용 장난감 등)이나 탐색용 먹이 구공(Foraging toy)을 자주 교체해 주세요.
입양에 관해서는,
아이의 외로움을 달래주기 위해 당장 다른 코뉴어를 입양하는 것은 신중해야 합니다.
앵무새마다 성격이 달라 새로 온 아이와 사이가 나쁠 수도 있고, 기존 아이가 아직 상실감을 겪고 있는 상태에서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우선은 보호자님과 남아있는 아이가 서로의 슬픔을 다독이며 충분히 적응할 시간을 가지는 것이 좋습니다.
지금은 아이도, 보호자님도 마음을 추스릴 시간이 필요할듯 보입니다.